ADVERTISEMENT

당뇨 치료제로 떼돈 번 美갑부, 이번엔 '먹는 백신'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바이오 업계의 거물인 패트릭 순시옹이 코로나19 변이에 맞설 ‘먹는 백신’ 개발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계 미국인 의사 패트릭 순시옹 #항암제·당뇨병 치료제로 자산 13조 # "상온 보관 가능한 '먹는 백신' 연구"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과 미국 CBS 방송은 중국계 의사인 패트릭 순시옹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시작된 코로나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OWS)의 지원을 받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퇴치에 쓰일 알약 형태의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순시옹은 CBS 방송에서 “기존에 허가받은 백신 3종(화이자·모더나·얀센)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기 때문에 향후 변이에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 팀이 임상시험 중인 알약 형태의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변이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오 업계의 거물인 패트릭 순시옹(사진)이 최근 먹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오 업계의 거물인 패트릭 순시옹(사진)이 최근 먹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알약 형태의 코로나 백신은 몸 안에 항체를 만들고, T세포를 형성한다. T세포는 감염된 바이러스를 파괴하고 항체를 생성하는 등 면역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한다.

T세포는 한 번 형성되면 인체에서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증(사스) 대유행 당시 사스에 걸린 후 인체에 형성된 T세포는 17년간 지속했다”라면서 T세포를 형성할 수 있는 먹는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입고된 가운데 대전 유성구 유성종합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백신 보관용 초저온 냉동고에 백신을 넣고 있다. [뉴스1]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입고된 가운데 대전 유성구 유성종합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백신 보관용 초저온 냉동고에 백신을 넣고 있다. [뉴스1]

먹는 백신의 이점은 또 있다.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이나 냉장 보관이 필요한 모더나와는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백신 보관·운송 등에서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정부가 도입 결정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정부가 도입 결정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먹는 백신 연구를 수행 중인 타라 시리 연구원은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먹는 백신' 개발은 전 세계인의 삶을 바꿀 것"이라면서 "더욱 저렴하고 신속한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순시옹(왼쪽 사진)이 이끄는 연구팀은 먹는 백신(오른쪽 위 사진)과 기존의 백신 접종을 병행하는 안까지 고려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트위터]

패트릭 순시옹(왼쪽 사진)이 이끄는 연구팀은 먹는 백신(오른쪽 위 사진)과 기존의 백신 접종을 병행하는 안까지 고려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트위터]

순시옹이 이끄는 연구팀은 알약 백신과 기존 백신 접종을 병행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지원자들을 ▶먹는 백신만 복용▶백신 주사만 접종▶먹는 백신과 주사 병행▶복용·접종 없음의 4팀으로 나누어 효과를 측정하는 것이다.

순시옹은 "백신 주사를 아예 배제하는 방안이 아닌, 복용과 접종 두 가지를 병합하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CBS 방송은 현재 연구팀이 추가 임상시험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먹는 백신'이 실제 보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항암치료제 등을 개발해 명성을 쌓은 패트릭 순시옹 [트위터]

항암치료제 등을 개발해 명성을 쌓은 패트릭 순시옹 [트위터]

순시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 의사이며 항암제인 아브락산을 개발해 유명해졌다.

패트릭 순시옹은 바이오 업계의 거물로 꼽힌다. 치료제 개발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농구 구단인 LA 레이커스, 미국 지역 언론사 등에도 투자했다. [트위터]

패트릭 순시옹은 바이오 업계의 거물로 꼽힌다. 치료제 개발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농구 구단인 LA 레이커스, 미국 지역 언론사 등에도 투자했다. [트위터]

그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병원에서 인턴을 마친 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미국에 건너간 그는 UCLA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면서 수술의로 명성을 쌓았다.

이후 제약 회사를 차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매각해 사업가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1991년 당뇨병 연구소인 ‘비보RX(VivoRX)’를 차려 100여개의 의료 특허를 획득했고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해 큰돈을 벌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올해 3월 기준 123억 달러(13조7500억원)의 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릭 순시옹은 2018년 LA타임스를 손에 넣었다. [트위터]

패트릭 순시옹은 2018년 LA타임스를 손에 넣었다. [트위터]

순시옹은 2010년 미국 NBA 팀인 LA레이커스의 지분 4.5%가량을 사들이기도 했다. 2018년에는 미국의 6대 일간지이자 로스앤젤레스(LA) 최대의 신문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도 인수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