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령화 따라 영양실조 위험 증가

중앙일보

입력

유럽 지역의 고령화사회 진전에 따라 더욱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로 사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BBC 인터넷 판이 10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유럽영양건강협회(ENHA)는 유럽 지역에서 고령화 추세가 진행되면서 영양실조가 이미 지역사회나 병원, 가정의 고유한 질병처럼 됐다며 비상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이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병원이나 자택, 요양소에서 거주하는 노인의 절반 가까이가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80세 인구가 10년마다 2배로 늘어나는 만큼 영양실조 인구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말하는 영양실조는 저체중과는 다르다.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영양실조 상태에서 과체중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NHA가 말하는 영양실조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ENHA는 노인을 돌봐주는 사람들이 이 같은 문제점들을 명심하고 영양실조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성 질환자들도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장-피에르 바이엔즈 ENHA 공동회장은 "영양실조는 우리 사회의 질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지 않으면 더 증가할 것이다. 시한폭탄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양실조는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 뿐 아니라 질병에 걸렸을 경우 회복을 더디게 한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마리노스 엘리아 임상영양학교수는 영양실조와 관련 질환으로 인한 비용이 영국에서만 연간 70억 파운드(약 12조7천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영양실조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 대한 영양실조 진단과 조언을 의무화한 스코틀랜드 병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잉글랜드의 경우도 환자들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병원의 식사메뉴를 개선하도록 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엘리아 교수는 지적했다.

영국왕립의대 피터 코펠만 교수는 병원에서 영양실조 점검 의무화가 의무화돼야 하며 건강관리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영양실조 관련 교육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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