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류독감 백신 대량비축..아시아 구매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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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가 조류독감 백신과 항바이러스 의약품들을 대거 비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실질적으로 조류독감 위협에 직면해 있는 가난한 아시아 국가들이 백신을 대량으로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조류독감이 미국내에서 만연될 가능성에 대비, 백신과 항바이러스 약품들을 비축하기 위한 총 60억∼100억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의회와 행정부 관리들로부터 확인했다며 이같이 보도하고 이 계획은 미 상원이 국방예산안의 일환으로 승인한 조류독감 예산안 39억 달러 보다 더 포괄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그러나 가난한 아시아 국가들이 조류독감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필요한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들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낳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존 바틀렛 전염병 과장은 "조류독감은 의약품의 카트리나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달 29일 39억달러 규모의 조류독감 예산안을 승인했다.

보건 예산과는 관계없는 국방예산안에 부가된 이 안은 타미플루 등 조류독감에 감염됐을 때 증상을 완화하고 전염 위험을 차단하는 항바이러스 약품들의 연방 비축분을 늘리기 위해 30억8천만 달러를 할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예산안은 미국 내 조류독감 백신 제조를 늘리기 위해 1억2천500만 달러, 아시아를 비롯한 지역에서 조류독감 감시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3천300만 달러를 각각 배정했다.

이 예산안은 앞으로 하원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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