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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인자' 펜스 전 부통령, 40억 상당 회고록 출판 계약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회고록을 내기로 했다. 계약금은 34~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회고록을 내기로 했다. 계약금은 34~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였던 마이크 펜스(62) 전 미국 부통령이 자서전을 펴낸다. 트럼프 정부의 권력을 둘러싼 암투와 정계 뒷이야기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금이 수십억원에 달한다. 펜스 전 부통령은 좌충우돌 트럼프 전 대통령 곁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았던 인물이다. 2인자로서 트럼프 재직 당시 비화에 직접 접근이 가능했던 인물이라 미 전역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NN은 7일(현지시간) “펜스 전 부통령이 출판사 사이먼&슈스터와 수백만달러짜리 자서전 출판 계약을 맺었다”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 중 가장 돈 되는 계약”이라고 보도했다. 미 출판업계에 따르면 계약금은 300만달러(약 34억원)에서 400만달러(약 45억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CNN은 “작가를 지망하고 있는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해 출판계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고 전했다.

밥 우드워드의 『분노(Rage)』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 모두 사이먼&슈스터 출판사에서 나왔다. 중앙포토

밥 우드워드의 『분노(Rage)』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 모두 사이먼&슈스터 출판사에서 나왔다. 중앙포토

출판사가 사이먼&슈스터라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모든 장르에서 수준급의 작품만 선별해 출판하는 것으로 평가가 높은 곳이다. 정치 분야 회고록도 사이먼&슈스터에서 낸다면 단순 폭로 이상의 내용이 담겼다고 기대할만하다. 지난해 사이먼&슈스터가 출간한 정치 분야 서적으로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과 밥 우드워드가 쓴 『분노(Rage)』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끊임 없는 갈등을 빚다가 트윗으로 해고당한 볼턴이 쓴 이 회고록은 판매 첫 주에만 78만권이 팔렸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을 해냈던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우드워드는 이 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외에 트럼프의 대리 시험과 탈세 의혹을 고발한 조카 메리 트럼프의 『너무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Too Much and Never Enough)』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작품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평의 조카 메리 트럼프는 회고록 『너무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에서 "삼촌이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인 와튼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친구에게 대입수능(SAT) 대리시험을 보게 했다"라고 폭로했다. [트위터]

트럼프 전 대통평의 조카 메리 트럼프는 회고록 『너무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에서 "삼촌이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인 와튼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친구에게 대입수능(SAT) 대리시험을 보게 했다"라고 폭로했다. [트위터]

미국 언론은 펜스 전 부통령이 회고록에 백악관 시절의 은밀한 이야기를 담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두 번에 걸친 정상회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종차별 시위 등 미국과 세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의 내막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건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다. 펜스 부통령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정책과 의제를 지지하며 2인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태스크포스(TF)를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이후 두 사람 사이는 급격히 경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상원의장을 겸한 펜스에게 대선 결과를 불복하라고 요구했지만, 펜스는 헌법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펜스도 의사당 폭동을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UPI=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UPI=연합뉴스

펜스의 이번 행보는 오는 2024년 예정된 미 대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패배한 뒤 뚜렷한 행보 없이 지내왔다. CNN은 “펜스는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근엔 ‘미국 자유 증진(Advancing American Freedom)’이라는 정치 단체를 출범했다고 한다.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 래리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돼있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그의 회고록은 대선을 일 년 앞둔 2023년 출판 예정이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의원 시절부터 인디애나 주지사, 미국 부통령까지 공직에서의 삶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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