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유공자 반납 김영환 "文정부, 운동권 폐족시켰다"

중앙일보

입력 2021.04.06 05:00

업데이트 2021.04.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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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과 아내의 민주화유공증서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과 아내의 민주화유공증서

4선 국회의원인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이 5일 광주민주화운동증서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과 아내의 증서 사진을 올리고 “서울 삼청동에 있는 감사원 우체국에서 국가보훈처로 보냈다”고 말했다.

“과거 동지들 위선·변신에 분노
특권·독선 취해 국민의 짐 됐다”
광주민주화 유공자증서 반납

김 전 의원이 민주화 유공자 자격을 반납한 건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73명이 발의한 민주유공자예우 법안 때문이다. 이 법안엔 민주화 유공자 가족 등에게 교육·취업·의료·주택 지원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설 의원은 “특혜 세습”이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법안 발의를 철회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화 유공자로 저와 아내가 너무나 과분한 대우를 국민에게 받아왔다”면서 “이제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예우나 지원이 국민의 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화운동에 참여할 때 결코 이런 보상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화의 퇴행, 특권과 반칙의 부활을 지켜보면서 과거 동지들의 위선과 변신에 대해 깊은 분노와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국가보훈처를 향해 “저와 아내의 이름을 모든 전산에서 삭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은 민주화운동이란 과거의 희생이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도록 만든 현재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

-18년 만의 반납이다. 누구나 보상 심리는 있는데 어려운 결정을 했다

“늘 명예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게 기득권이 되고 국민의 짐이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또 보상을 넓히는 입법 조치를 한다는 건 함께 했던 동지들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우린 받을 만큼 받았다. 그건 공정 문제에 있어서 국민이 절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정치권의 퇴행, 위선, 반칙을 지적했는데

“조국 사태부터 시작한 운동권이 보이는 ‘내로남불’에 대한 지적이다. 최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임대료 문제도 똑같다. 국민들이 내로남불에 화가 난 것 설명 안 해도 모르는 사람이 있나.”

-문제 원인이 어디에 있나

“운동권 정치인 본인이 곧 정의이자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니 독선과 독주로 흐른다.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닌지, 권력과 특권에 너무 취해 있는 것 아닌지 반성이 없다. 선거에서 크게 이기자 더 크게 확신했다. 그 결과 시장과 국민을 무시하고 진보의 이중성을 드러낸 게 아닌가. 운동권이 젊었을 때 생각한 대의는 이게 아니었다. 민주화운동으로 희생한 분들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누릴 만큼 누린 사람들 말고 희생만 한 분들은 뭐가 되나. 미안한 일이다.”

-민주당 의원 출신으로 국회 밖에서 보는 아쉬운 점은

“현재 문재인 정부, 민주당 정권은 운동권 정권이다. 민주화운동 경험 가진 분들이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청와대, 장관, 국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민주당 정부만 몰락하는 게 아니라 민주화운동 세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운동권 세력을 폐족 시킨 것이다. 다른 의견 낸다고 쫓아내는 민주당을 보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있었으면 가만히 있었겠나.”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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