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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일상·사회활동 지장 없는 슬기로운 투석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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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동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진료실에서 만난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 콩팥이 제 기능을 못 해 투석이 필요하다고 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당장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다. 하지만 자신에 맞는 투석 방법을 선택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투석 치료를 시작해도 무리 없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전문의 칼럼] 김동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 종류로 나뉜다. 혈액투석은 투석 기계를 통해 환자의 혈액 내 노폐물과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덜 알려진 복막투석은 복강 내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복막을 필터로 이용해 노폐물과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매주 3회 내원해서 4시간 투석을 해야 하는 혈액투석과 달리 복막투석은 집에서 투석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병원에 얽매이지 않아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수면시간에 자동으로 투석액을 교체하는 자동복막투석기를 사용한다면 낮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는 등 사회적으로 활발한 환자라면 의료진과 상의해 복막투석을 고려해 볼 만하다. 복막투석 환자들은 세심한 사전 준비를 통해 여행도 갈 수 있다. 운동 후 도관 주변의 철저한 위생관리를 한다면 운동도 충분히 가능하다. 단, 복막투석의 특성상 물에 들어가는 목욕이나 수영은 어려울 수 있다.

복막투석 환자들은 투석 치료 결과를 매일 수기로 작성하고, 1~2개월에 한 번 내원해 의료진에게 확인받아야 한다. 최근 사용되는 원격 자동복막투석 관리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투석 기록을 메모할 필요 없이 의료진에게 자동으로 전송해 의료진이 빠르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다. 환자 스스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냄과 동시에 의료진이 문제 상황을 미리 인지해 응급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집에서 스스로 복막투석을 시행하는 환자들의 안전과 관리를 위해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는 전담 의료진에게 질환의 특징, 치료 방법 및 계획, 일상생활 및 식이 관리 등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병원 밖에서 의료진과 소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즉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면서 의료진과 보다 가깝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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