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허리·관절 묵직할 땐 호두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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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에는 일년 열두 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이가 튼튼해지도록 기원을 하며 부럼을 깬다. 옛날에는 식량이 부족해 영양실조로 부스럼이나 종기.다래끼 같은 질환이 자주 생겼다. 그 때문에 땅콩이나 잣.호두같이 영양이 풍부한 견과류로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보충했던 것이다.

겨울은 음기가 성한 대신 양기가 떨어지는 계절이다. 신장과 연결돼 있는 하초의 생식.배설 계통의 질병에 잘 걸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생식계가 약해지면 허리나 관절 등의 질병이 심해져 묵직한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는다. 여기에다 추위로 열량 소모가 많아지면 기운이 더 떨어진다.

호두는 고열량식으로 영양이 풍부하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겨울에 추천할 만한 식품이다. 호두가 겨울에 좋은 것은 신장기능을 돋우는 탁월한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하초가 튼튼해지면서 묵직한 허리 통증, 시린 무릎 증상, 그리고 자주 소변이 마려운 증상이 줄어든다. 호두는 또 위를 보하고, 막힌 기를 순환시켜 정기를 끌어올린다. 폐에도 좋아 기침을 멎게도 한다. 특히 폐는 피부를 주관하므로 피부도 좋아진다고 동의보감에는 기록돼 있다. 나이가 들어 골 관절이 약해진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세가 있다면 호두죽을 장복하길 권한다. 원기도 회복되고, 요통은 물론 불면증도 많이 개선될 것이다.

호두죽에 대추를 넣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대추도 호두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성질이 있어 혈액순환을 돕고 소화기를 보한다. 기운을 끌어올리고 신경을 안정시켜 불안증과 불면증을 다스린다. 특히 대추 달인 물은 근육을 강화한다. 대추 달인 물로 호두죽을 끓이면 신허(腎虛)에 의한 아픈 허리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열량이 높은 음식이므로 체중관리를 해야 하는 사람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 직접 해 보세요

①겉껍데기를 깐 호두 5~6알 정도를 뜨거운 물에 담가 불려 속껍질을 벗긴다.

②호두와 물에 불린 쌀 또는 찹쌀 반 컵 정도를 다지거나 물 1~2컵을 붓고 믹서에 간다.

③말린 대추 5~6개를 푹 삶은 뒤 체에 걸러 대추물을 낸다.

④호두와 쌀 간 것에 대추물을 붓고 은근한 불에 눋지 않도록 저어가며 죽을 끓인다.

⑤말린 대추의 씨를 발라내고 채를 썰어 고명으로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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