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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80년대보다 0.9℃ 더 덥다…10년만에 겨울 7일 줄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1년 서울 벚꽃은 3월 24일 처음 피었다.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에서 기록한 공식 벚꽃 개화일로, 1922년 관측 이래 가장 이르다. 지난해보다도 3일 빠르고, 평년(4월 10일)보다는 17일 빠르다. 사진 기상청

2021년 서울 벚꽃은 3월 24일 처음 피었다.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에서 기록한 공식 벚꽃 개화일로, 1922년 관측 이래 가장 이르다. 지난해보다도 3일 빠르고, 평년(4월 10일)보다는 17일 빠르다. 사진 기상청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40년 전보다 0.9℃ 올랐다. 10년만에 겨울 길이는 7일 짧아졌다.

기상청은 25일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평균값인 평년값을 새롭게 발표했다. 평년값은 세계기상기구(WMO)의 기준에 따라 10년마다 새롭게 산출하는 기후 기준값이다.

새 평년값에는 대체로 기온이 오르고 극한기상현상이 잦아지는 기후변화의 경향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30년 중 최근 10년인 2010년대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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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80년대보다 0.9℃ 올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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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12.8℃로, 이전 평년값보다 0.3℃ 올랐다.

눈에 띄는 건 최근 10년간의 급격한 변화다. 30년 중에서도 최근 10년간의 변화가 가장 심하다. 30년 평균값은 0.3℃ 상승했다. 10년 평균기온은 1981~1990년 10년간 평균기온인 12.2℃에 비해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에 꾸준히 0.3℃씩 올랐다. 특히 2011~2020년 평균기온은 13.1도로, 80년대와 비교하면 0.9℃ 올랐다.

100년간 여름 21일 늘고, 겨울 20일 줄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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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오르면서 계절의 길이도 변했다. 봄·여름이 각각 4일씩 늘어나고 겨울은 7일, 가을은 하루 줄었다. 3월 초까지 이어지던 겨울이 2월 28일로 끝나고, 6월 1일까지 이어지던 봄도 5월 30일이면 끝이 났다.

100년동안의 변화를 보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김정식 기후변화감시과장은 “100년 이상 관측을 계속한 6개 지점에서 분석한 결과, 100년 전에 비해 2010년대에는 여름이 21일 정도 늘고 겨울은 20일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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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열대야도 늘었다. 30년 평균 폭염일수는 지난 30년보다 1.7일 늘었고, 열대야도 1.9일 늘었다. 반면 한파일수는 0.9일 줄었다.

폭염, 한파도 30년 평균보다 최근 10년이 훨씬 많다. 2010년대 폭염은 30년 평균보다 3.1일 많고, 열대야는 2.7일 더 많다. 평균 기온이 오르는데도 한파는 30년 평균보다 오히려 0.5일 늘어, 추운 날과 더운 날이 모두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중부는 비 덜 내리고, 남부는 더 내린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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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강수량은 1.4㎜줄었다. 연 강수량의 57%를 차지하는 여름비는 12.3㎜ 줄고, 봄과 가을은 각각 5.7㎜, 4.4㎜씩 늘었다. 그러나 중부지방은 21.6㎜가 줄고, 남부지방은 13.4㎜ 증가, 제주는 35.7㎜가 늘어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이전보다 크게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해양수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해양수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우리나라의 삼면을 둘러싼 바닷물 온도도 올랐다. 동아시아 전체 수온 평년값은 0.2℃, 한반도 주변은 0.3℃ 올랐다.

바닷물 온도도 80년대에 비해 2010년대에 0.7℃ 올랐고, 그 중에서도 2010년 이후 상승폭이 가파르다.

기상청 이정환 기상서비스진흥국장은 “최근 10년간 수온 상승폭이 직전 10년의 2배”라며 “2010년을 기준으로 전후를 비교하면 모든 월에서 해수온도가 올랐고, 1월 상승폭이 1.4도로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수온 등 해양기후변화는 앞으로 해양재해, 어종변화 등 사회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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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지난해 분석한 기후변화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8% 늘고, 봄철 꽃가루 환자도 14% 늘어난다. 모기가 27% 늘면서 감염병 발생률도 늘고, 나무의 고사율도 높아진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엄기증 박사는 새로운 평년값의 변화에 대해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가 30년이라는 긴 기간에 걸친 평년값까지 변화시킬만큼 점점 뚜렷해지고 있고,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길어야 2030년까지가 골든타임이고, 이미 임계점을 넘은 지금 당장 온난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평년값은 기후변화시대의 새로운 기준"이라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더욱 다양한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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