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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 병' 결핵 환자 10년 새 반토막···65세 이상이 49%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위생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주로 발병해 ‘후진국 병’이라 불리는 결핵 환자가 10년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결핵 환자는 1만9933명(인구 10만 명당 38.8명)으로 2000년 결핵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1만 명대로 진입했다. 연합뉴스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위생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주로 발병해 ‘후진국 병’이라 불리는 결핵 환자가 10년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결핵 환자는 1만9933명(인구 10만 명당 38.8명)으로 2000년 결핵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1만 명대로 진입했다. 연합뉴스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위생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주로 발병해 ‘후진국 병’이라 불리는 결핵 환자가 10년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24일 ‘제11회 결핵 예방의 날’을 맞아 2020 결핵 환자 신고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신규 결핵 환자는 1만9933명(인구 10만 명당 38.8명)으로 2000년 결핵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1만 명대로 진입했다. 신규 결핵 환자 가운데 폐결핵은 1만5221명(76.4%), 폐외결핵 4712명(23.6%)이었다.

연도별 결핵환자 추이. 제공 질병관리청

연도별 결핵환자 추이. 제공 질병관리청

지난 2011년 3만9557명(10만 명당 78.9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신규 결핵 환자는 이후 매년 평균 7.3%씩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2019년(2만3821명·인구 10만 명당 46.4명)보다 16.3%가 줄었다. 치료가 어렵고 복약 기간이 긴 다제내성결핵은 지난해 399명 발생해 전년(580명)보다 31.2%가 감소했다.

외국인 결핵 환자는 지난 2016년 2569명이었으나 결핵 고위험국가 출신의 장기 체류 외국인 대상 결핵 검진 의무화 시행 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전년(1597명)보다 17.6% 줄어 1316명을 기록했다.

 지난 4일 경북 포항시의원들이 포항시청 공영 주차장에서 결핵 검사를 받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경북 포항시의원들이 포항시청 공영 주차장에서 결핵 검사를 받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신규 환자의 절반은 65세 이상 환자였다. 신규 결핵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9782명으로 전년(1만1218명)보다 12.8% 줄었으나 전체 환자의 49.1%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결핵 환자가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6년 39.9% → 18년 45.5% → 지난해 49.1%로 계속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결핵 환자가 가장 많다. 지난 3월 발표된 ‘2019년 국내 결핵 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1.0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10만 명당 38.8명 환자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결핵 환자를 조기 발견, 치료하기 위해서는 결핵 검진 및 역학조사, 환자 관리 등이 중요하다. 정부는 결핵 발병과 유행전파 위험이 높은 노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 검진사업’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결핵 환자 120명을 조기 발견했다고 한다. 올해에는 ‘거동불편 장애인’을 검진대상에 추가하는 등 결핵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회 결핵예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참석자들이 결핵퇴치 다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회 결핵예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참석자들이 결핵퇴치 다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3년 결핵역학조사반을 구성한 후 결핵 환자 조기발견 및 전파 방지를 위해 학교·직장 등 집단시설 내 역학조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조사대상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집단시설 역학 조사 시행 건수는 2013년에는 1142건이었으나 이후 15년 2639건 → 16년 3502건 → 18년 4041건 → 19년 4526건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결핵 검진·예방 관련 주요 메시지를 홍보하고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잊지 않도록 메시지 공모전도 추진하고 있다. 결핵 검진·예방 관련 주요 메시지 홍보는 결핵 예방주간인 22~28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빈칸 채우기 이벤트로 진행되고, 결핵의 심각성을 알리는 메시지 공모전은 관련 홈페이지를 통해 29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질병관리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성웅 질병관리청 차장은 “정부는 모든 국민이 결핵으로부터 고통받지 않도록 2030년 결핵 퇴치를 목표로 결핵 예방 및 관리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만약 2주 이상 기침이 이어지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검진을 받으시고, ‘30초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준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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