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는 줄기세포 줄어든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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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세는 것은 줄기세포가 점차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머리 염색약에도 줄기세포가 첨가될지 모른다. 사이언스 온라인판 최근호에는 나이가 들수록 흰머리가 느는 이유와 원인을 규명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 데이비드 피셔 박사의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사람이나 쥐나 모낭의 줄기세포가 줄어드는 양에 비례해 흰머리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줄기세포는 세포가 늙어 사라지는 만큼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역시 모낭의 색소세포 역시 마찬가지다. 모낭에 줄기세포가 계속 증식하고, 그로 인해 색소세포를 보충해주는 순환 과정이 계속 이어져야 검은 머리 등 사람마다 타고난 머리 색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순환 과정이 망가지면 머리 색이 변한다는 것이 이번에 밝혀졌다. 피셔 박사는 세 마리의 돌연변이 쥐를 이용해 실험을 했다. 한 마리는 생후 6~10개월 안에 허옇게 털이 변하는 것이고, 두 마리는 생후 몇주 만에 회색으로 털 색이 변하는 쥐다. 이 쥐의 모낭에서 줄기세포와 색소의 흐름을 관찰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가 모낭에서 적어지는 만큼 털의 변색이 일어났다. 이는 돌연변이가 아닌 정상적으로 늙은 쥐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같았다.

피셔 박사는 중년의 사람을 대상으로 같은 관찰을 해봤다. 이 역시 쥐에서 얻은 결과와 같았다. 초로의 나이가 되면 줄기세포도 색소세포도 모두 모낭에서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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