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이 인종 문제 등을 다룰 '다양성 최고책임자(diversity chief)'를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언급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영국 BBC와 미국 CNN에 따르면 이런 언급은 해리 왕자와 배우자 메건 마클이 왕실 내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몇 주 후에 나온 것이다.
CNN은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다양성 문제는 왕실 전반에 걸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작업은 얼마 전부터 진행됐으며 왕실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다양성 문제에 대한 책임자 임명이 하나의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면서 "현재 왕실 내의 모든 다양성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실한 계획'을 발표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소식통은 왕실의 검토 작업은 해리 왕자 부부가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내 인종차별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영국의 메일 온 선데이는 "인종 문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장애인이나 동성애자, 성전환자 문제 등도 다양성 이슈로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흑백 혼혈인 메건 마클은 인터뷰에서 2019년 아들인 아치를 임신했을 때 "아이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 지 묻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해 거센 후폭풍을 일으켰다. 방송사인 CBS에 따르면 해당 인터뷰는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이에 버킹엄 궁은 여왕을 대신해 낸 성명에서 "제기된 문제들, 특히 인종에 관한 문제는 우려된다"며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그 사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며 가족 내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은 논란과 관련해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