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영국 왕실 인종차별 발언에 안 놀랐다”…왜?

중앙일보

입력 2021.03.17 17:19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 폭로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 폭로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영국 왕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폭로한 인종 차별 문제는 전 세계적 충격파를 던졌다. 반면 크게 놀라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57)를 포함해서다. 이들에겐 인종 차별 문제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미셸 오바마는 지난 16일(현지시간) NBC ‘투데이 쇼’와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은 유색 인종들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그가 당시 느꼈던 감정을 듣는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종 차별적 시선과 우려는 영국 왕실뿐 아니라 너무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취지다.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해리 왕자(왼쪽)와 메건 마클 왕자비. AP=연합뉴스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해리 왕자(왼쪽)와 메건 마클 왕자비.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 마클 왕자비는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내 인종차별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2019년 5월로 예정된 첫째 아치의 출산을 앞두고, 아이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흑백 혼혈인 자신을 저격한 말이라는 것이다.

미셸 오바마는 이어 “가장 우선되고 중요한 가치는 가족”이라며 “그들의 용서와 치유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여러 인종으로 구성된 다양한 가족이 있는 만큼, 이들이 인종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세상에 가르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왼쪽)와 미셸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영부인이다. 미셸은 2015년 "백악관에서도 인종차별의 고통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왼쪽)와 미셸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영부인이다. 미셸은 2015년 "백악관에서도 인종차별의 고통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AFP=연합뉴스

미셸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계로는 처음 퍼스트레이디가 된 그는, 2015년 자신의 고향 시카고에 있는 한 고등학교 연설에서 “백악관에 살면서도 인종차별에서 오는 고통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미셸이 우연히 남편 오바마 대통령을 모욕하는 캐리커처를 보고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경험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영부인으로 사는 것은 우리 부부가 매일 자랑스럽게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며 “우리는 미국 흑인의 역사를 다시 쓴다는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의 임기가 끝난 뒤에도 미셸은 ‘피부색 차별 금지 캠페인’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 6월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글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했다. 글에서 그는 “분노가 모이면 역사를 바꾼다”며 “편협함과 불의에 대항하고 가치 있는 것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또 플로이드를 비롯해 브레오나 테일러, 아흐마우드알버리 등 인종차별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름을 페이스북 등에 게재하며 슬퍼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종차별로 숨진 흑인들을 추모하며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6월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종차별로 숨진 흑인들을 추모하며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1964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미셸은 프린스턴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버락 오바마와도 이 로펌에서 만났는데, 당시 두 사람은 변호사 중 유일한 흑인이었다고 한다. 92년에 결혼한 뒤 버락 오바마는 정계에 진출했고, 미셸 오바마는 공직을 거쳐 시카고대 병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면서 다른 일을 그만두고 정치를 도왔다. 영부인이 된 뒤엔 세계 식량·교육·환경 문제에 대한 활동을 하며 빈곤 퇴치와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해왔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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