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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맨날 지적받는 내 단점, 콤플렉스로 만들지 않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우리는 모두 다양한 분야에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활하다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듯 단점에 대해 평가받고, 스스로도 그 평가를 인정하며 받아들이죠.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은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을 할 건가요. 상담실을 찾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물어보면 단점은 깨알 글씨로 나열하지만 장점에 대해서는 대답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어린 유·아동의 경우 장점을 먼저 발견하려 하고 무슨 일을 했을 때 칭찬하는 경우가 많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성장해 나가면서 점차 장점보다는 단점 즉, 부족하고 잘 못 하는 부분의 지적을 많이 하게 돼 단점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스스로도 주변 친구나 이상적인 기준을 두고 비교하면서 나의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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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교과 성적 중 국어 점수가 유독 낮다면 ‘너는 국어 성적이 단점(약점)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자신의 단점(약점)으로 ‘국어 공부를 못함’이라고 생각하게 돼 국어 성적에 더 예민해질 겁니다. 또 누군가 ‘소극적인 성격’을 단점이라고 말한다면 ‘소심한 성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과의 대화나 수업 중 발표, 행동에 더 신경 쓰게 되겠죠. 학업·성격·외모·말투 등 매우 많은 분야에서 장점과 단점으로 나누어 평가받고, 단점에 특히 신경 쓰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생활을 합니다.

이런 노력은 얼마나 효과적일까요? 안타깝게도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마음속에 인식하게 되면, 그 단점은 불행하게도 어느새 나의 ‘콤플렉스(Complex)’로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콤플렉스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현실적인 행동이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감정적 관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말을 풀어보면 스스로 단점을 인식해 콤플렉스로 받아들이면 내 마음과 머릿속에 그 콤플렉스가 자리 잡게 되고 내가 의식하든 안 하든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우리가 받아들인 콤플렉스는 우리가 행하는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고 해도 될 만큼 그 영향력이 큽니다. 만약 ‘소심한 성격’을 단점으로 인식해 콤플렉스가 되었다면 사람들 앞에 나설 때 소심함이 드러날까 봐 더 긴장하고 어색해지기 쉽겠죠. 때문에 실수가 생기고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은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또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은 시험에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더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기도 하죠. 머리가 나쁘다고 스스로 낙인을 찍어버리면 집중해서 외워도 한 번에 암기가 되지 않기도 하고요. 이러한 경험은 우리의 생각과 믿음이 우리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증거입니다. ‘나는 ○○을 못해’, ‘나는 ○○해서 문제야’ 식의 결론을 내린다면 결과는 실망스럽고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내 콤플렉스를 더 단단하고 견고하게 하여 평생 나의 모든 부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형성합니다.

물론 단점을 인식하는 것이 꼭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나를 알아야 내가 나의 주인이 되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단점에 사로잡힌 노예가 되지 않고 나를 알아갈 수 있을까요.

첫째, 평가받거나 인식했던 나의 단점이 있다면 몇 가지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단점들 속에서 장점을 찾아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소심한 성격’은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 ‘몇 명밖에 없는 친구’는 ‘양보다는 질적인 친구 관계’, ‘행동이 느린 사람’은 ‘생각이 많고 실수가 적은 사람’으로 장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장점을 찾아 나가다 보면 내가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는 나의 단점들을 감싸 안아서 더 이상 그 누구도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잘하는 것과 모자라는 것으로 딱 잘라 나누는 건 너무나 좁은 판단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단점을 나를 알아가는 일환으로 보세요. 즉, 장점을 알아가는 무게와 같은 무게로 인식했으면 합니다. 장점과 단점은 나의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그것을 더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누구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죠. 그런데 단점에만 집중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면 나만 손해 보는 일 아닐까요. 자신의 장점 즉,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동기를 부여하고 추진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도전한 결과는 만족스러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족한 부분, 안 좋은 습관을 고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수도 있죠. 그렇다면 생각을 바꿔 이미 내가 잘하고 있는 장점에 조금 더 신경 쓰고 노력한다면 정말 뛰어난 나의 큰 힘이 되고 단점을 보완해주는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글=전수경 테라피엔스 심리상담연구소 센터장/차의과학대학교 외래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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