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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엔 연 1.1조, 올핸 월 1조…주식 쓸어담는 ‘동학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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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예금·채권처럼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회삿돈을 굴리던 법인들이 올해 들어 월평균 1조원씩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다. 투자금의 80%는 삼성전자, LG화학 등 국내 주식에 쏟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끈 동학개미(개인투자자)에 이어 ‘동학법인’이 등장한 것이다.

주식 투자 나선 법인도 급증세 #삼성전자 등 주로 우량주 담아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두 달 동안 법인고객 3500여곳의 월평균 주식 매수액은 945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월평균 매수액(5784억원)과 비교하면 63% 늘었다.

주식 투자 늘리는 법인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식 투자 늘리는 법인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법인 자금이 눈에 띄게 증시로 유입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20년 법인이 투자한 주식 매수액은 총 6조9408억원이다. 2017~2019년 3년간 법인이 투자한 누적 매수 금액(4조8520억원)을 크게 웃돈다.

또한 지난해 주식을 매입한 법인(2097곳)은 전년(1002곳)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A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법인자금을 맡긴) 금융상품을 잘 굴려 수익성을 높여야 했다”고 말했다.

법인은 국내 대형 우량주와 배당주를 주로 담았다. 지난해 국내 주식 매수액은 4조7538억원으로 1년 전(1조1009억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법인이 투자한 10개 상위 종목(ETF 제외)은 삼성전자, 한진칼, LG화학, SK하이닉스, 셀트리온, 현대차, 카카오 등이었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최근 법인의 운용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데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앞으로 경제가 회복하고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법인의 주식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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