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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큰 구멍"…英해리, 코로나 유족 위해 아픔 꺼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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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매건 마클은 최근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인종차별 경험 등 영국 왕실에 대해 폭로했다. [AP=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매건 마클은 최근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인종차별 경험 등 영국 왕실에 대해 폭로했다. [AP=연합뉴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 여러분이 어떤 감정인지 잘 안다”

영국 해리 왕자가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은 어린 자녀를 위로하고 나섰다. 해리 왕자 또한 13살에 어머니인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잃었다.

CNN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코로나19 추모 기념일을 맞아 출간되는 『언덕 옆 병원(Hospital by the hill)』의 서문을 작성했다. 『언덕 옆 병원』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근무하다 숨진 의료 종사자들의 어린 자녀를 위해 영국의 한 자선단체가 출간하는 책이다.

해리 왕자는 “이 책을 읽고 있다면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당장에라도 안아주고 싶지만, 이 이야기로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며 서문을 시작했다.

이어 자신의 가장 아픈 기억을 꺼냈다. 그는 “어렸을 때 엄마를 잃었다. 당시에는 실감이 나지도 않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며 “그 상실은 내 안에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고 적었다. “그래서 여러분이 어떤 감정인지 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랑과 지지로 그 구멍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아애나 부부가 1984년 9월 16일 런던의 패딩턴에있는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하루 전에 태어난 해리왕자를 안고 있다.[AP=연합뉴스]

다아애나 부부가 1984년 9월 16일 런던의 패딩턴에있는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하루 전에 태어난 해리왕자를 안고 있다.[AP=연합뉴스]

해리 왕자는 “우리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상실에 대처한다”며 “내가 배운 건 부모님은 하늘나라로 가지만 그들의 사랑과 그들과의 기억은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여러분은 외로움을 느낄 수도, 슬플 수도, 화가 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감정은 결국 지나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감정에 대해 말할 준비가 되면 여러분은 한층 더 굳건해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리 왕자는 오는 7월 다이애나 탄생 60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 켄싱턴 궁에서 세워지는 다이애나 동상 제막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보도했다. 여기에는 해리의 형인 윌리엄 왕자도 참석할 예정으로, 해리 왕자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정착한 이후 처음으로 형과 재회한다.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은 지난 7일 미국 방송에 출연해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 등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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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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