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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2~3년 계속 오를거야”낙관주의에 빠진 주린이에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91)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이익’보다 ‘손실’을 더 무겁게 여기고 행동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다. 결국 시장에 대한 비관론자의 전망에 동의하면 부자가 되기 힘들다.[사진 Pixabay]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이익’보다 ‘손실’을 더 무겁게 여기고 행동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다. 결국 시장에 대한 비관론자의 전망에 동의하면 부자가 되기 힘들다.[사진 Pixabay]

코스피 지수가 30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금리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경제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주식시장,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세요?”

어떤 전문가는 폭락에 대비하라고 하고, 어떤 전문가는 지난 1년처럼 오르지 않겠지만 여전히 앞으로 2~3년 동안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도 다 일리가 있고 그들의 전망대로 갈 것 같습니다. 누군가 정말 점쟁이처럼 딱 맞추면 좋겠는데, 그런 답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마음으로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건강과 자산의 건강에 좋을지 생각을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비관주의의 유혹을 경계하라

“낙관주의는 제품 홍보처럼 들리고 비관주의는 나를 도와주려는 말처럼 들린다.”

모건 하우절은 『돈의 심리학』에서 비관주의 유혹에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그의 표현처럼 비관론자는 똑똑해 보입니다. 2018년부터 계속 제기되어 온 ‘10년 주기 위기론’을 기억하십니까? 코로나 위기가 닥치기 훨씬 전부터 많은 전문가가 위기가 온다고,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논리적이고 우리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 같고, 그들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는 지혜로운 선택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사고는 늘 급격하게 일어납니다. 시간은 짧고 상처는 큽니다. 갑자기 닥쳐온 2008년 금융위기가 그랬고, 닷컴 버블이 그랬고, 신용카드 위기가 그랬습니다. 물론 1997년 IMF 금융위기도 갑작스러웠고 그 아픔은 참 컸습니다. 이런 기억들 속에서 비관주의자의 논리는 매우 매력적입니다. 이들의 유혹에 빠지면 우리는 투자에서 돈을 빼거나 줄이고,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게 됩니다.

지난 50년간 S&P500은 118배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성장한 숫자는 실감 나지 않지만, 작년 코로나 위기로 내렸던 주가나 금융위기 때 손실 났던 순간은 고통과 공포로 실감 나게 다가옵니다. 투자의 대가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믿음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시장에서 비관주의의 유혹에 빠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주식시장의 상승에 참여하지 못했고, 집도 없다. [사진 pixabay]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시장에서 비관주의의 유혹에 빠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주식시장의 상승에 참여하지 못했고, 집도 없다. [사진 pixabay]

단기적인 오르내림이 있겠지만 결국 시장은 우상향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전문가에게는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이익’보다 ‘손실’을 더 무겁게 여기고 행동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습니다.

결국 시장에 대한 비관론자의 전망에 동의하면 부자가 되기 힘듭니다. 비관주의는 투자의 기회를 막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시장에서 비관주의의 유혹에 빠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합니다. 주식시장의 상승에 참여하지 못했고, 집도 없습니다.

낙관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비관주의가 아니라면 낙관주의는 어떨까요? 이들은 늘 괜찮다고 합니다. 그리고 늘 투자하라고 합니다. 곧 만회할 거라고, 다시 정상적인 가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결국 대부분의 시장은 위기가 오더라도 2~3년이면 회복하고 회복한 후에는 충분한 수익을 가져다줍니다. 그런데 원론적으로는 맞지만 실제로는 낙관주의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 많은 것이 회복될 것입니다. 하지만 회복되지 않을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보면, ‘대면 강의 시장’은 크게 회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강의가 단톡방과 SNS를 통해 홍보되고,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비대면 강의는 대면 강의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일단 장소를 빌리지 않아도 됩니다. 둘째, 강사와 수강생이 거리 문제에서 해결됩니다. 시간만 맞으면 지방에서, 해외에서 수강이 가능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돈 밝히는 책 읽기’라는 경제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토요일 오전에 강남에서 대면으로 진행할 때 아침 이른 시간이라 10명 이상 모이기가 힘들었습니다. 현재 코로나로 토요일 오전에 비대면으로 책 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평균 30명이 참석합니다. 숫자도 숫자지만 지방에서도, 미국에서도 참석을 합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제 백신이 나오고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 종식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됩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토요일 오전에 강남에서 모여 책 읽기를 진행할까요? 저는 전혀 그런 마음이 없습니다. 장소를 정하지 않아도 되고,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엄청 절약할 수 있고 다양한 곳에서 참석하면서 소통도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 비대면 모임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교육 시장의 변화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 많은 것이 회복될 것이다. [사진 pixabay]

코로나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 많은 것이 회복될 것이다. [사진 pixabay]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현상, 매일 아침 아파트 문 앞에 놓여있는 쿠팡의 배달 물건을 확인하는 모습,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모습 등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1차 회식을 끝내고 2차, 3차를 외치는 모습도 이제 바뀔 것 같습니다. 우리 일상의 이런 변화가 우리의 일과 우리의 투자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명백한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낙관주의는 ‘괜찮을 것이고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거야’라고 말합니다. 낙관주의의 다른 이름은 안전불감증입니다. 낙관주의의 함정에 빠지면 회복 불가능한 상항에 처할 수 있습니다.

먼저 비관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장기적인 자금흐름을 점검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비관론이 팽배한 시간에 낙관론으로 무장한 전사가 투자 전쟁에서는 늘 승리합니다. 비관주의의 유혹은 경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낙관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전망을 잃지 않아야 하지만, 거대한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 성공 사례로 삼성전자를 예로 듭니다. ‘오랫동안 월급 탈 때마다 조금씩 삼성전자 주식을 샀는데, 지금 이렇게 큰 부자가 되었다’는 사례도 있고 원칙적으로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만약 삼성전자가 아니었다면 어떨까요?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이들 회사에 투자했다면 장기투자의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선택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기업이 속한 시장의 흐름, 장기적인 산업의 방향을 챙겨야 합니다. 20년 전에 또는 10년 전에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 업계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지켜보면서 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별 주식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대표적인 이머징 마켓과 한때 대한민국 자본이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베트남 주식 시장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하지만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 세상에는 어떤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장기투자의 대명사, 역사적 낙관주의의 전도사 워런 버핏도 ‘잘 모르는 IT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현재 애플의 주식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고, 장기투자하겠다던 항공주를 팔아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비관주의의 지적 유혹과 낙관주의의 탐욕적 함정에 빠지지 않는 원칙과 지혜를 가질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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