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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증시 뜨거워 주식 겁나고…" 이런 분 위한 투자 조언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88) 

코스피가 3000을 찍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요즈음 온통 주식 이야기뿐입니다. 만나면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이론’에 따라 지금은 주식을 팔아야 할 때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이 내리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은 내리기만 하면 이번에는 꼭 투자를 시작해야겠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팔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많은 분이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시작해야 할까요?” 한국 주가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화제가 되었던 인피티니투자자문의 박세익 전무도 이제는 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투자전문가도 우려를 표하는 시장이라면 내 돈을 은행에 그냥 넣어둬야 할까요?

2021년 현재 주식 투자와 관련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두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주식이 언제 오르고 내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그런데도 지금의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주식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부동산을 이야기하는 분이 있겠지만, 정부의 조세정책과 지나치게 올라버린 가격을 생각하면 부동산은 투자처로서 당분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어떻게 투자를 하면 좋을까요?

주식이 언제 오르고 내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지금의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늘리기 위해 주식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 pixnio]

주식이 언제 오르고 내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지금의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늘리기 위해 주식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 pixnio]

오랫동안 투자를 해온 전문가는 나름의 원칙과 경험이 있고 시장 상황에 따른 대처방법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나 즉 아직 제대로 투자라는 것을 해 본 경험이 없는 분은 시작하기도 두렵고 가만히 있는 것도 답이 아닌 것 같아 고민이 많을 겁니다.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초보 투자가에게 적합한 두 가지 투자방법, 맘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최근 주식시장이 보여준 화끈한 수익을 안겨주는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편안한 마음과 적절한 수익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정기 적립식 펀드 투자입니다. 적립식 펀드 투자는 매월 적금 붓듯이 펀드에 일정한 금액을 꼬박꼬박 불입하는 투자 방법입니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매월 일정한 금액을 투자합니다. 이렇게 투자하는 이유는 우리의 마음은 주가 흐름 따라 늘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적립식 펀드로 투자하는 장점은 이런 마음의 흔들림 없이 자동으로 비쌀 때 적게 사고 쌀 때 많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매월 10만원씩 투자할 때 펀드 기준가가 1만원이라면 10주를 삽니다. 주가가 내려가 5000원이 되면 20주를 삽니다. 그리고 다시 1만원이 되면 10주를 사는 식입니다. 만약 투자할 수 있는 목돈이 있는데, 적립식 투자 방법을 활용한다면 목돈을 CMA에 넣어두고 그 금액의 3~5% 정도를 매월 투자하는 금액으로 정해 투자하면 됩니다. 그리고 투자할 펀드를 결정합니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주가의 출렁임을 이기기 위해, 또는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가 좋습니다. 주식형 펀드 중에서 수수료 낮고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뛰어난 인덱스 펀드가 좋습니다. 펀드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하나는 국내 인덱스펀드, 하나는 미국 S&P500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 등으로 나누어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매월 1만원 이상이면 가능하니까 2~3개 펀드로 나누어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목표 수익률을 결정합니다.

5~10% 내외의 목표 수익률을 결정하고 그 목표수익을 달성하면 환매를 하고 다시 적립식으로 투자를 시작합니다. 목표 수익률에 달성했을 때 환매를 하는 이유는 일정 금액보다 커지면 적립식 투자가 아니라 거치식 투자와 똑같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려고 한다면, 그리고 투자의 성과를 계속 누리고 싶다면 환매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금액이 커지면 포트폴리오에 대해 고민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두 번째 방법은 EMP(ETF Manged Portfolio)를 활용한 자산 배분투자입니다. 적립식 펀드를 하는 이유는 소액 투자를 주가에 상관없이 투자하는 방법이지만 EMP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목돈을 운용하는 방법입니다. 요즈음처럼 누구나 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이야기할 때, 그런데도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저금리 상태일 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MP 펀드는 편입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해 운용합니다. 이미 분산투자를 하는 ETF를 활용해 다양한 위험자산에 더 분산하는 초 분산 투자가 가능해 변동성을 줄일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주로 ETF로만 운용되다 보니 비용도 저렴합니다.

적립식 펀드도, 자산배분형 EMP도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이지 않지만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맘 편한 투자 방법이다. [사진 pixabay]

적립식 펀드도, 자산배분형 EMP도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이지 않지만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맘 편한 투자 방법이다. [사진 pixabay]

다양한 EMP 펀드가 출시돼 있고 운용방법과 수익률도 다양합니다. 지금처럼 주가가 많이 올라있다는 상황 인식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EMP 펀드는 테마형보다는 자산배분형펀드입니다. 물론 역량이 되는 분은 이런 펀드가 아니라 다양한 EFT를 펀드처럼 구성해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나스닥, 미국 장기채, 금 세 가지 자산에 투자하는 ETF를 50%, 40%, 10%로 구성해서 EMP를 만들어서 운용하면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 동안 분산해 투자하고, 매년 ‘리밸런싱(rebalancing)’을 통해 자산 비중을 동일하게 재조정해 나가면 연간 수익률이 12.66%를 달성한 것으로 나옵니다. 물론 이 수익률은 과거지사고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자산을 일정 기간 자산 재배분 조정을 하면서 투자를 하면 장기적으로 괜찮은 수익을 얻는다는 것을 과거 실적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립식 펀드도 자산배분형 EMP도 유일한 투자방법도 아니고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이는 투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좀 부담스러운 주가, 처음 투자를 시작하기에는 두려운 시점에서 맘 편한 투자방법이기도 하고, 안정성과 수익성 두 가지 요소를 함께 추구하는 투자자가 활용할만한 투자방법이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에 투자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면 개별 주식 종목 선정과 타이밍 찾기에 고민하지 말고 간접투자로 일단 시작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물론 지금은 긴 호흡이 필요할 때입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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