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도 '라방'으로 판다···유튜브와 통하니 매출도 쑥쑥

중앙일보

입력 2021.03.17 16:38

업데이트 2021.03.17 17:24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 ‘굴로사TV’를 개설했다. 굴로사는 ‘굴착기와 휠로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유튜브 캡쳐]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 ‘굴로사TV’를 개설했다. 굴로사는 ‘굴착기와 휠로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유튜브 캡쳐]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평상시 보기 힘든 특별한 장비 두 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검정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굴착기가 그려진 후드티를 입은 한 남성이 주황색 대형 철거 장비를 배경으로 스마트폰 앞에 섰다. 그의 인사말에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고 있던 이들은 ‘우와, 엄청납니다!’‘이건 몇 미터까지 가능한가요?’‘탐나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유튜브 ‘굴로사TV’에서 지난 12일 방송된 두산의 건설기계 소개 영상의 한 장면이다. 영상 속 주인공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정오철 부장. 정 부장은 17일 "장비 구매를 앞둔 고객들에게 좀 더 자세히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며 "내가 설명하고 직원 두명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직접 편집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영상을 올린다"고 말했다. 굴로사는 ‘굴착기와 휠로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유튜브 인기 매출로 이어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 ‘굴로사TV’를 개설했다. 굴로사는 ‘굴착기와 휠로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유튜브 캡쳐]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 ‘굴로사TV’를 개설했다. 굴로사는 ‘굴착기와 휠로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유튜브 캡쳐]

현재 굴로사TV의 구독자 수는 약 5900명. 유명 유튜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7톤급 미니 굴착기(DX17z-5)를 소개한 영상은 조회수 82만 건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굴착기가 16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조회수다.

유튜브의 인기는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신형 굴착기를 소개했는데 150분 동안 1400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영상을 시청하고 일부는 사전계약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당일 방송 중 체결된 사전계약 건수가 전년 같은 시기에 출시한 신제품과 비교해 약 40% 많았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건설기계 전문가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고객들의 문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실시간으로 접수한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14톤 이상 굴착기 전 기종에 통풍시트를 적용하는 등 주력 제품의 상품성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을 받고 있다”며 “비대면 마케팅의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B2B 기업도 유튜브 마케팅

KCC는 지난해 하반기 웹툰작가 기안84가 출연하는 유튜브 광고 ‘기안84의 페인트교실’을 제작해 600만건이 넘는 누적 조회수를 올렸다.

KCC는 지난해 하반기 웹툰작가 기안84가 출연하는 유튜브 광고 ‘기안84의 페인트교실’을 제작해 600만건이 넘는 누적 조회수를 올렸다.

최근에는 B2B(기업간 거래)기업도 유튜브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효성은 기존 유튜브채널인 ‘효성TV’ 외에 2030세대를 겨냥한 ‘채널횻횻’을 신설했다. 사내방송 기획팀에서 운영하는 효성TV와 달리 채널횻횻은 각기 다른 부서의 직원 5명이 영상을 기획·제작한다.

직장 생활, 반려 동물 등 가벼운 주제의 영상이 주를 이루지만 효성이 생산하는 스판덱스 소재 등 제품에 대한 소개도 나온다. 효성 관계자는 “굴뚝 산업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이를 개선하고 젊은 층에게도 다가가고 싶었지만 소비자와 접점이 많지 않아 쉽지 않았다”며 “유튜브에서 젊은 세대를 공략해보자는 취지로 채널을 개설했는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마케팅을 기반으로 B2B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판로를 확대하는 업계도 있다. 기업 영업에 주력하던 페인트업체들은 최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도료의 주요 납품처인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산업이 위축된 대신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KCC는 지난해 하반기 웹툰작가 기안84가 출연하는 유튜브 광고 ‘기안84의 페인트교실’을 제작해 6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올렸다. 기안84가 EBS 프로그램 ‘그림을 그립시다’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던 화가 밥 로스로 분장해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 내용의 영상이다. 노루페인트의 유튜브 채널은 2년 전 제작한 욕실 셀프인테리어, 셀프페인팅 클래스 등의 영상이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업체의 관계자는 “아직 페인트업계에서 B2C 시장 규모는 전체 매출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며 “집꾸미기에 관심이 커진 요즘 추세에 맞게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유튜브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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