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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으로 꺼져라"…美뉴욕서 또 한국계 여성 상대 '증오범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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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백인 여성이 택시에 탄 상태에서 한국계 미국인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WABC 유튜브 캡처]

한 백인 여성이 택시에 탄 상태에서 한국계 미국인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WABC 유튜브 캡처]

미국 뉴욕에서 20대 한국계 여성이 증오 범죄의 대상이 됐다고 현지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WABC는 뉴욕경찰국(NYPD)이 뉴욕에서 발생한 또 다른 아시아계 인종 차별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뉴욕 맨해튼 킵스 베이에서 한국계 여성 마리아 하씨는 백인 여성으로부터 '중국으로 돌아가라' 등 언어폭력을 당했다.

하씨는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봤더니 한 여성이 나를 보고 있었다"며 "이 여성은 내 눈을 바라보며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고 했다. 하씨에게 다가온 이 여성은 "너는 이곳 출신이 아니다. 중국에서 왔지?"라고 말하고는 "중국으로 꺼져라"라고 말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하씨는 놀라서 집으로 간 뒤 남편인 대니얼 리를 데려왔다. 리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 백인 여성은 택시에 탄 뒤였다. 리씨가 택시로 다가가 "당신이 그렇게 말 한 것인가", "나는 미국인이다" 등 항의하자, 백인 여성은 오히려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외쳤다.

하씨와 리씨가 현장을 떠나려고 하자 이 여성은 택시 안에서 "중국 공산당(communist China)으로 꺼져라"라며 재차 욕설을 했다고 한다. 하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해당 백인 여성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린 뒤 "이 여성을 보신 분들은 알려주시고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WABC는 "NYPD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빼도 올해 들어 벌써 10건의 '안티-아시안' 범죄가 발생했다"며 "지난해에는 총 29건이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아시아 인종을 향한 증오 범죄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1일에도 83세의 한국계 미국인 낸시 도씨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침을 뱉고 폭행한 남성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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