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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백신으로 코로나 종식 보장 못해…통제력 확보가 우선과제"

중앙일보

입력

국제보건기구(WHO)는 1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까지는 모든 나라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는 풍토성 바이러스로 남을 가능성이 있지만 위험 수준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전히 논란인 코로나19 기원 문제와 관련해선 "결론을 내는 데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팬데믹 선언 1년…WHO 전문가 인터뷰 #"완전 종식 어렵지만 많은 경험도 쌓여" #"위험 낮은 풍토성 바이러스화 가능" #"기원 조사. 결론에 수개월 이상 걸려"

WHO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선언 1년(11일)을 맞아 보낸 질의서에 서태평양 지부 전문가들의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WHO 측은 “지난 1년은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생계를 잃은 매우 힘든 한 해였다”면서도 “이제 많은 경험을 쌓았고, 무엇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오전 10시(한국 시간)를 기준으로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억1814만명에 이르렀다. 누적 사망자도 미국에서만 50만명을 넘어서며 262만명으로 집계됐다. 유럽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며 일각에선 3차, 4차 유행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WHO 측도 "아직 사태가 끝나지 않았음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WHO 서태평양 지부 방역 전문가들과의 1문 1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속에 백신 예방 접종이 진행중인 10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속에 백신 예방 접종이 진행중인 10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한동안 감소하던 전세계 감염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안타까운 일이고 실망스럽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방역 조치의 완화,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 사람들 사이에 낮아진 경계심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례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계속되리라 보나.
“2021년까진 모든 나라가 유의미한 수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본다. 다만, 매우 효과적인 백신이 등장한다고 해서 우리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최우선 과제는 통제력을 얻는 것이어야 한다.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코로나19를 위협 수준이 낮은 풍토성 바이러스로 만드는 것이다.”
발병 초기 WHO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최근 WHO 사무총장의 발표처럼 우리가 가장 높은 수준의 경보를 울린 순간은 지난해 1월 30일이었다. 이는 팬데믹 선언 이전이었다.”(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우리가 더 크게 소리를 질러야 했을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보청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답한 바 있다)
중국 우한 화난수산물시장. [글로벌 타임스 캡처=연합뉴스]

중국 우한 화난수산물시장. [글로벌 타임스 캡처=연합뉴스]

코로나19 기원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도 있는데. 
“중국 측과는 솔직하고 열띤 토론을 펼쳤고, 모든 측면에서 의견이 일치하진 않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양측 모두 동의하고 있다. 다만, 결론을 내기까진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유형의 연구에 대한 과거의 경험을 고려할 때 바이러스 기원 문제 해결을 위해선 수개월이나 그 이상이 걸리리라 본다.”
일부 국가 외에는 백신 확보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배포도 시작됐다. 앞으로 더 많은 백신이 전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 G7(주요 7개국) 등의 백신 관련 지원 약속은 환영할 일이다. 모든 국가가 질병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계속해서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 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1년간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어땠나.

 “한국은 빠른 검사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를 빠르게 보건 대응 체계와 연계했다. 메르스 때의 발병 경험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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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WHO는 “이 대유행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안타깝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모든 개인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전염병 대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방역에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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