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외무장관,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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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흐센 만수리 이란 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20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만수리 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란 정부도 자국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내각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아무런 차질 없이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내각은 "지칠 줄 몰랐던 아야톨라(고위 성직자가 수여받는 칭호) 라이시의 정신으로 국가에 대한 헌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로이터는 익명의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구조대는 월요일 이른 시간부터 헬기 잔해에 도달하기 위해 힘썼다. 구조대는 아제르바이잔 동부 국경 지대에서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탄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19일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인근에서 이란 대통령을 태우고 이륙한 헬기. 로이터=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탄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19일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인근에서 이란 대통령을 태우고 이륙한 헬기. 로이터=연합뉴스

피르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잔해를 발견했지만 상황이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국영TV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이은 사실상 2인자로 꼽혔다. 라이시 대통령 사망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가자 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동 정세에 변수가 추가됐다.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중동 정세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후계구도 승계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사고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확인했다. 미국 국무부도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그가 탑승했던 헬기는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속에 비행하다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당시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 호세인 아미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렉라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시의 이맘 알리 알레하셈과 조종사, 경호원, 보안책임자 등 총 9명이 타고 있었다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매체 레파가 전했다.

튀르키예아나돌루 통신은 20일 현지에서 수색 중인 자국 아킨치 무인항공기(UAV)가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열원을 파악해 이란 당국과 좌표를 공유했다고 엑스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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