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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사과‧오렌지‧히비스커스‧로즈힙‧‧‧적절한 비율 찾아 내 입맛 맞춘 나만의 티 완성

중앙일보

입력

정혜원(왼쪽)‧박지민 학생기자가 청소년 티 소믈리에로 변신해 티 테이스팅을 한 뒤, 직접 블렌딩해 나만의 티백을 만들어봤다.

정혜원(왼쪽)‧박지민 학생기자가 청소년 티 소믈리에로 변신해 티 테이스팅을 한 뒤, 직접 블렌딩해 나만의 티백을 만들어봤다.

커피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차(茶‧tea)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면역력 관리 및 건강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함께 음료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티 베리에이션 음료(Tea Variation, 차에 우유나 과일‧향신료 등 각종 부재료를 섞어 만든 새로운 음료)인 자몽 허니 블랙 티는 지난해 전체 음료 판매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죠. 지난해 12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에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에 이어 블렌딩 티인 캐모마일 릴렉서가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고 해요. 커피와 차별화한 새로운 음료를 찾고 건강에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효능을 가진 차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여러 종류의 차를 마셔볼 수 있거나 차와 어울리는 디저트 및 티 푸드가 어우러진 티 코스도 경험할 수 있는 티 전문 카페도 최근 시선을 모으죠.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티 소믈리에라는 직업도 주목받고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티를 가르치는 교육기관 티랩을 방문했습니다.

남은정 티랩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티 소믈리에로 변신시켜 줬다.

남은정 티랩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티 소믈리에로 변신시켜 줬다.

남은정 티랩 대표가 티 소믈리에에 관해 설명해줬어요.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사람을 소믈리에라고 하죠. 티 소믈리에라는 말이 생긴 건 얼마 안 됐는데, 케이크나 음식을 먹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티를 소개해주고,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티를 골라준다는 의미로 티와 소믈리에를 붙였죠.” 커피를 만드는 직업을 뜻하는 바리스타를 붙여서 티 바리스타, 티 마스터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티 소믈리에와 같은 의미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티 마스터는 좀 더 심화과정으로 봐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정의가 내려진 건 아니에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청소년 티 소믈리에가 되어 보기로 했습니다. 음식과 어울리는 티를 추천하기 위해서는 맛을 알아야겠죠. 가장 기본적인 업무, 티를 맛보는 티 테이스팅을 해봤어요. “최근 유행하는 블렌딩, 찻잎에 꽃이나 허브 등을 더해 또 다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티 블렌더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티 테이스팅 후 직접 블렌딩해서 나만의 티를 만들어 볼게요.”

티 테이스팅 도구로 우린 차를 숟가락으로 덜어서 컵에 담아 맛을 본다. 다음 차를 맛보기 전, 맛이 섞이지 않게 숟가락을 물에 헹궈줘야 한다.

티 테이스팅 도구로 우린 차를 숟가락으로 덜어서 컵에 담아 맛을 본다. 다음 차를 맛보기 전, 맛이 섞이지 않게 숟가락을 물에 헹궈줘야 한다.

티 소믈리에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티를 맛보는 티 테이스팅 중인 소중 학생기자단. 직접 맛을 보고 내가 원하는 블렌딩을 고민해본다.

티 소믈리에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티를 맛보는 티 테이스팅 중인 소중 학생기자단. 직접 맛을 보고 내가 원하는 블렌딩을 고민해본다.

테이블 위에는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에 뚜껑이 있는 컵과 둥근 볼, 작은 찻잔으로 구성된 티 테이스팅 도구와 티 블렌딩 재료인 건조 사과·로즈힙·히비스커스·건조 오렌지·레몬그라스가 있었습니다. 맛을 보기 위해 티 테이스팅 컵에 각 재료를 2g 정도 넣고 뜨거운 물을 가득 부어줍니다. 뚜껑을 닫고 3분 동안 우린 후 둥근 볼 위에 티 테이스팅 컵을 엎어줍니다. 그럼 톱니 모양 사이로 물이 빠져나오죠. “원래 티 테이스터들은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고 맛을 보고서 삼키지 않고 뱉었어요. 티에는 카페인이 있는데 직업 때문에 수시로 먹다 보니 카페인 섭취를 너무 많이 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오늘 우리가 먹을 재료에는 카페인이 하나도 없으니 걱정 마세요.” 우린 차를 숟가락으로 덜어서 컵에 담아 맛을 봅니다. 다음 차를 맛보기 전에는 맛이 섞이지 않게 숟가락을 물에 헹궈주고 키친 타올에 닦아야 했죠. 사과 말린 것을 우린 것에서는 물맛에 향긋한 사과 향, 장미 열매 로즈힙에서는 은은한 꽃 향이 났어요. 히비스커스는 신맛이 나는 게 특징이죠. “약간 시큼해요(혜원).” “홍초에서 설탕을 뺀 거 같아요(지민).” 두 학생기자는 건조 오렌지에서는 상큼한 맛이 가득하고, 허브 종류의 하나인 레몬그라스에서는 풀 맛이 난다고도 평가했죠.

티 블렌딩을 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맛본 건조 사과·로즈힙·건조 오렌지·레몬그라스·히비스커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는 카페인이 없어 청소년들이 차로 마시기 좋다.

티 블렌딩을 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맛본 건조 사과·로즈힙·건조 오렌지·레몬그라스·히비스커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는 카페인이 없어 청소년들이 차로 마시기 좋다.

이제 나만의 티 블렌딩을 해볼 차례예요. “오늘의 주인공은 사과와 오렌지예요. 비타민C도 보충되고 피곤할 때 먹어도 좋죠. 주인공은 다 넣어주고, 나머지 세 가지 재료 중에서도 이거를 섞으면 더 맛있겠다 생각 드는 것을 원하는 만큼 넣어주세요.” 모든 재료를 골고루 넣으면서도 두 사람의 블렌딩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박지민 학생기자는 특히 슬라이스 오렌지를 3개 넣고, 히비스커스도 많이 넣었어요. 정혜원 학생기자는 슬라이스 오렌지는 1개 반, 로즈힙을 많이 넣었죠. 잘 섞으면 완성입니다.

시음하기 위해 유리티팟에 재료를 한 숟가락 반 정도 넣은 다음 뜨거운 물을 붓고 5분 정도 우렸죠. 뚜껑에 톡 튀어나온 부분을 눌렀더니 물이 밑으로 쫙 빠졌습니다. 냄새를 킁킁 맡고 자신이 만든 차를 먹어본 후 서로 바꿔서 맛을 봤죠. 똑같은 재료지만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맛이 달랐습니다. 둘 다 기본적으로 신맛이 있었지만 히비스커스를 많이 넣은 박지민 학생기자의 티가 신맛이 더 강했죠. “맛을 보고 좀 더 넣고 싶은 것을 보완해서 넣고 다시 맛보고 이 방법을 계속 거치면서 완성된 제품이 나옵니다.”

헝겊에 원하는 재료를 블렌딩한 티를 올린 다음 꼭짓점으로 모아서 실로 묶어준 후 스티커를 붙이고 비닐봉지에 포장하면 고급 브랜드 부럽지 않은 나만의 티백이 완성된다.

헝겊에 원하는 재료를 블렌딩한 티를 올린 다음 꼭짓점으로 모아서 실로 묶어준 후 스티커를 붙이고 비닐봉지에 포장하면 고급 브랜드 부럽지 않은 나만의 티백이 완성된다.

헝겊에 원하는 재료를 블렌딩한 티를 올린 다음 꼭짓점으로 모아서 실로 묶어준 후 스티커를 붙이고 비닐봉지에 포장하면 고급 브랜드 부럽지 않은 나만의 티백이 완성된다.

헝겊에 원하는 재료를 블렌딩한 티를 올린 다음 꼭짓점으로 모아서 실로 묶어준 후 스티커를 붙이고 비닐봉지에 포장하면 고급 브랜드 부럽지 않은 나만의 티백이 완성된다.

이제 물에 넣어서 우려먹을 수 있는 티백을 만들 차례. 보통 고가 브랜드 티에 사용하는 헝겊 티백을 먼저 만들었어요. 헝겊을 펼쳐 재료를 넣고 꼭짓점으로 모아 실로 묶어준 뒤 스티커를 붙여 비닐봉지에 포장해줍니다. 이후 부직포에 재료를 담고 비닐 접착제 실링기로 접착해준 후, 스티커를 붙이면 부직포 티백도 완성. 만든 티백을 가방 상자와 종이 상자에 나눠 담고 끈으로 묶어 장식하니 나만의 티백 세트가 탄생했죠. “카페인도 없으니 뜨거운 물에 계속 우려먹어도 괜찮아요. 저녁에 차가운 물에 놔뒀다가 다음 날 아침에 먹어도 되죠.”

정혜원(왼쪽)‧박지민 학생기자가 남은정 티랩 대표(가운데)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 티 소믈리에로 변신해 티 테이스팅을 한 뒤, 직접 블렌딩해 나만의 티백을 만들어봤다.

정혜원(왼쪽)‧박지민 학생기자가 남은정 티랩 대표(가운데)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 티 소믈리에로 변신해 티 테이스팅을 한 뒤, 직접 블렌딩해 나만의 티백을 만들어봤다.

지민 차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차나무(카멜리아 시넨시스)에서 딴 찻잎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백차·녹차·홍차·청차·황차·흑차가 있어요. 이걸 6대 차류라고 얘기하죠. 오늘 여러분이 만든 건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게 아니라 대용차라고 해요.

혜원 차에 들어있는 카페인도 몸에 좋지 않나요.
카페인을 너무 많이 먹으면 심장이 두근두근 떨리지만 소량 먹으면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해주죠. 카페인은 여러분이 먹는 초콜릿이나 스포츠음료 등에도 들어있어요. 커피와 차 모두 카페인이 들어있지만 한 잔을 먹을 때 커피는 20g 정도 쓴다면 차는 한 2g 정도밖에 안 쓰여요. 같은 한 잔으로 비교해보면 커피보다 차가 카페인이 적죠. 또 차에는 테아닌이라고 하는 아미노산 성분이 있는데 우리 몸에 카페인이 덜 흡수되고 배출도 잘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민 집에서 보통 티백차를 먹는데 잘 먹는 방법이 있다면요.
차는 오래 우리면 쓴맛이 많이 나고 떫어지죠. 한 2분 정도 담갔다가 바로 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또 쉽게 블렌딩 베리에이션 음료를 만들어 보세요. 저녁에 찬물에다 각기 다른 티백을 함께 넣어두세요. 다음 날 아침 티백을 빼고 먹으면 됩니다.

혜원 티 소믈리에가 꼭 갖추어야 할 역량에는 무엇이 있나요.
어릴 때부터 티를 마셔보는 게 좋아요. 처음에는 낯설지만 조금씩 접하다 보면 그 맛에 길들거든요. 다양한 음식, 내가 먹어보지 않았던, 먹기 싫은 것도 먹어봤으면 좋겠어요. 맛을 잘 느끼려면 모든 음식에 민감해져야 하고, 이게 나중에 티 테이스팅할 때 도움이 돼요.

지민 최근 티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젊은 분들은 찻잎만 사용하는 스트레이트 티는 쓰고 떫어서 마시기 힘들어해요. 티에 과일을 넣거나 좋은 향을 첨가한 블렌딩 티를 좋아하죠. 근데 또 바뀔 거예요. 커피도 예전에는 헤이즐넛‧캐러멜 섞인 거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아메리카노를 많이 마시잖아요. 티도 그렇게 될 거예요.

혜원
앞으로 차 시장의 전망은 어떨 것 같나요.
개인적으로 차가 커피처럼 대중화되는 게 소원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접한다면 커서도 계속 즐기겠죠. 어려워하지 않고 먹어봤으면 좋겠어요. 전망은 밝다고 생각해요. 젊은 친구들이 차를 접하면서 티 코스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어요. 더 어린 친구들이 차에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를 보태면 나중에는 정말 훌륭한 직업군이 될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차가 대중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은정 티랩 대표가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차

잠을 잘 자고 싶을 때는? 

캐모마일‧라벤더 등의 허브차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잠도 잘 오게 해주죠.

면역력을 키우고 싶을 때는?
루이보스는 항산화 작용이 우수하고,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며, 피부 미용과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돼요.

머리가 아플 때는?  
펜넬‧페퍼민트처럼 향이 강한 차는 두통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요. 소화가 안 될 때도 효과적이죠.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녹차나 홍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폴리페놀 성분이 집중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죠. 카페인이 있으니 연하게 먹는 것을 추천! 졸릴 때는 페퍼민트를 마시면 멘톨 성분이 정신을 확 깨워주죠.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박지민(서울 신동중 2)·정혜원(경기도 야탑중 2)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박지민 학생기자

박지민 학생기자

평소에 차는 많이 안 마셔봐서 그 매력을 잘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번에 여러 가지 티 테이스팅을 해보며 의외로 차의 맛이 풍부하고 진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특히 히비스커스 차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모르고 있던 차의 매력을 느끼고 친해지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밥을 먹고 난 후 아니면 친구들이랑 놀 때 같이 차를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지민(서울 신동중 2) 학생기자

정혜원 학생기자

정혜원 학생기자

티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처음 들어봤는데, 새로운 차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차를 추천해준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를 블렌딩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직접 티백을 만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취재 이후 차에 더 관심이 생겨서 앞으로 다양한 차를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차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정혜원(경기도 야탑중 2)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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