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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군인' 변희수 애도한 종교계 "그 죽음은 사회적 타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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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뉴스1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뉴스1

성전환 후 강제전역 조치된 변희수(23) 전 하사에 대한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충북 상당경찰서는 변 전 하사의 시신에 외상 흔적이나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대한 소견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종교계, 시민단체, 정당 등에서는 변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인 타살"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 노동위원회는 이날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과 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자살이라기보다는 성 소수자들에게 숨 쉴 공간마저 거부하는 사회적 타살"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국회 지붕 위에서만 넘나들고 있는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소수자위원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소수자위원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과 나눔의집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계가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으로 이뤄져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들의 하느님이 먼저 보여주신 환대와 은총, 연대와 사랑으로 그리스도인이 돼 교회의 이름으로 사는 우리가 혐오와 차별, 배제를 선택하는 것은 하느님 사랑에 대한 적극적인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한시라도 빨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은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김은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변 하사를 다른 세상의 아픔 정도로 묻어둘 것이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답해달라"고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장혜영 의원은 "이날부터 '차별금지법의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는 초당적 모임'을 시작하겠다"면서 "우리 사회의 보편가치에 공감하시는 모든 의원님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다"고 했다.

군인권센터 등 시민사회 단체로 이뤄진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이날 "군이 변희수 하사에게 전해야 할 것은 애도가 아닌 사과"라며 군 당국을 비판했다.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지난해 강제 전역 조치된 변 전 하사는 이달 3일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변 전 하사 자택 앞에 놓인 술병과 부의 봉투. 연합뉴스

변 전 하사 자택 앞에 놓인 술병과 부의 봉투. 연합뉴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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