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에 막말한 어학원 셔틀도우미 "너무나 힘들었던 상황, 진심으로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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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들이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배달 라이더들이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배달기사에게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겠느냐"며 막말해 논란이 됐던 어학원 셔틀도우미가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했다.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바 '학원강사 배달 갑질 사건' 경과와 관련해 "가해자가 23일 피해조합원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조합원이 원했던 것은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였다"며 "이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가해자에게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거나 형사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공분 때문"이라며 "부당한 일에 함께 분노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일명 '갑질'이라 불리는 많은 사건들은 직업, 연령, 학력, 성별에 따른 차별 때문에 발생한다"며 "이 차별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노동조합에 라이더들이 가입하고, 이번 사건처럼 국민들의 응원과 연대가 있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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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해당 셔틀도우미는 피해가 접수된 지 사흘 만인 지난 4일 피해 라이더의 요청에 따라 사과문을 단체에 전달했다.

공개된 사과문에서 셔틀도우미는 "최근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던 상황들로, 극도로 힘든 상황에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하고 말았다"며 "해당 라이더분께 정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통해 입 밖에 나온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며, 저라는 사람이 저지른 행동이 매우 미성숙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가 살아온 시간들을 모두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고 행동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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