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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이 살렸다" "결함 아니냐"…우즈 사고 두고 美 갑론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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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와 제네시스 GV80

타이거 우즈와 제네시스 GV80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을 운전하고 가던 중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로 크게 다쳤다.

타이거 우즈, 제네시스 GV80 운전 중 전복 사고 #경찰 "차량 실내 온전해 쿠션 역할, 목숨 건져" #"현대차 사지 마" "현대 때문에 살았다" 여론 분분

타이거 우즈 사고 상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타이거 우즈 사고 상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우즈는 지난 주말 제네시스 초청 골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LA에 머물고 있었으며, 이날 오전 행사 주최 측이 제공한 GV80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이동 중이었다.

경찰 초기 조사에 따르면 사고는 내리막길에 회전 구간이 있는 곳에서 일어났다. 평소에도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제한 속도가 시속 45마일(72㎞)인데, 80마일(128㎞) 넘게 달리다 단속되는 차량이 종종 있는 곳이다. 우즈가 과속한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언론 보도도 나온 상태다.

경찰은 우즈의 차량이 중앙 분리대에 있는 표지판을 들이받고 나무에 2차 충돌한 뒤 여러 번 굴러 도로 반대편 덤불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차량이 몇 바퀴를 돌았는지는 현재로써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알레한드로 빌라누에바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셰리프가 23일 타이거 우즈 교통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알레한드로 빌라누에바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셰리프가 23일 타이거 우즈 교통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찰은 일단 사고 당시 에어백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설명이다. 알렉스 빌라누에바 LA 카운티 셰리프는 "차량 앞쪽은 완전히 파괴됐고, 범퍼와 모든 게 망가졌는데 에어백이 작동했고, 감사하게도 실내가 온전(intact)하게 유지돼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쿠션이 돼 줬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사망(fatal) 사고가 됐을 뻔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출동한 카를로스 곤살레스 부(副) 셰리프도 "차량 실내와 좌석 쪽이 온전했고, 에어백이 제대로 터졌으며, 우즈는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다"면서 "과거보다 훨씬 안전해진 현대(modern) 자동차 기술의 놀라운 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의 처참한 광경에 비해 운전자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는 것을 강조한 표현으로 여겨진다.

산제이 굽타 CNN 의학전문기자는 화면을 보면서 "저 정도 사고에서 머리(뇌)와 가슴(심장) 쪽을 다치지 않고 다리에만 부상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우즈는 발목뼈가 부서지고, 두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사고 직후 우즈가 차 안에 갇혀 꼼짝할 수 없어 경찰과 소방대원이 긴 쇠 도구와 도끼를 이용해 공간을 만들고 창문을 깨 구조했다고 밝혔다.

우즈의 생명이 위독하지 않다고 판단해 가장 가까운 병원 대신 트라우마센터가 있는 대형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차량이 전복되거나 운전자가 차 안에 상당 시간 갇혔던 경우 등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트라우마센터로 이송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속한 구조도 우즈 생명을 구하는 데 한몫했다. 주민 신고가 오전 7시 12분 911에 접수됐고, 경찰은 7시 18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서는 7시 22분에 연락을 받고, 7시 28분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물이나 알코올을 사용한 흔적을 차 안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날씨도 사고 요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화 통화 등 주의가 분산될 만한 일이 있었는지는 수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스키드 마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타이거 우즈가 탄 제네시스 GV80 차량이 전복됐다. [AP=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타이거 우즈가 탄 제네시스 GV80 차량이 전복됐다. [AP=연합뉴스]

사고와 함께 차량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온라인에서는 우즈가 GV80 덕분에 살았다는 주장과 이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나거나 다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동시에 나오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현대에 감사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에어백이 타이거 우즈의 목숨을 살렸다"고 적으면서 운전석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에어백이 설치된 제네시스 차량 내부 사진을 리트윗했다.

반면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중고 현대차보다 더 나쁜 차는 신형 현대차라고 나는 늘 말했다"면서 "현대차를 절대 운전하지 마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다른 사용자는 "이런 끔찍한 충돌 사고에서 살아났다는 것은 그 차가 좋은 차라는 얘기"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미국 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의 브랜드를 언급하며 "뷰익을 탔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주장해 자동차 브랜드 국적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사고 원인에 대한 갖가지 억측도 내놓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차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아직 모른다. 새 모델이 막 나온 만큼 그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GV80에 주목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를 스포트라이트에 올려놨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출시한 SUV인 GV80은 소매가격 4만8900달러(약 54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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