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도 ‘2년 6개월’ 실형…나발니 “언젠가는 진실 얻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2.21 15:03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20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세계 각국의 즉각 석방 요구에도 1심 판결이 그대로 인정되며 유럽연합(EU)은 러시아를 향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알렉세이 나발니. [epa=연합뉴스]

알렉세이 나발니. [epa=연합뉴스]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항소심 재판부는 바부슈킨스키 구역 법원에서 열린 출장 재판에서 “1심 판결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기존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전 소송 당시 수사와 재판, 가택 연금 등 사법 절차에 소요된 일수를 고려해 실제 복역 기간은 약 2년 6개월이 될 예정이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프랑스의 한 화장품 회사로부터 3100만 루블(약 5억9000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러시아 교정 당국은 그가 수사기관 출두와 같은 집행유예 의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해당 소송에 대한 재판이 나발니의 귀국 직후 재개되면서 지난 2일 모스크바 시법원은 기존 집행유예 처분을 취소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판결에 반발하는 시위가 모스크바 등 러시아 곳곳에서 벌어졌고, 서방 주요국은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나발니 측은 이 사건이 러시아 당국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나발니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러시아는 지금 불공정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수천만 명이 진실을 찾길 원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그들이 진실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 측 대변인은 “그가 감옥에 있다는 것은 러시아에 정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 도중 체포된 남성이 전투경찰에 의해 호송차로 끌려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 도중 체포된 남성이 전투경찰에 의해 호송차로 끌려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U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 중이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고위 유럽 외교관은 “(EU 외교장관들이) 정치적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회원국 전문가들이 (제재 대상이 될 러시아 인사들의) 명단 작성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러시아 정부의 나발니 수감 및 반정부 시위 탄압 사태를 둔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이를 두고 AFP통신은 “EU가 반정부 시위대를 탄압한 러시아 인사들에 대해 자산 동결이나 입국 금지 등 EU에서 새로 마련한 인권 제재 규정을 처음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U는 지난해 10월에도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의 책임을 물어 관련자 6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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