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장품 잘못 쓰면 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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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도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화장품을 연구하는 피부과 의사들의 모임(이하 화연의)'이 발족 2년째를 맞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엔 피부과 의사들의 교육에 주력했고, 올부터는 직접 소비자에게 화장품 사용에 대한 계몽을 펼치겠다는 것.

2대 회장을 맡은 서울피부과 박기범 원장은 "최근 화장품은 치료보조제적인 성격이 강한 코스메슈티컬 쪽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항노화.미백.자외선 차단과 같이 기능을 극대화한 제품군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도 여드름.아토피 피부염.건선.흉터.색소 침착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라 로슈-포제나 갈더마.비쉬.시세이도 메디칼 등이 소개되고 있다.

박회장은 "기능성 화장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부작용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미국.유럽의 피부과 의사들은 피부의 항상성 유지, 약의 부작용 및 재발의 최소화, 치료기간 단축 등을 위해 소비자의 화장품 사용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화장품에 대한 이해부족이 가져오는 소비자들의 피해는 심각하다. 젊은 여성이 피부노화를 막는다고 유분이 많이 들어 있는 크림을 쓴 뒤 성인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많은 여성들이 클렌징 크림으로 오랜 시간 마사지해 노폐물을 다시 피부 속으로 집어넣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남성용 화장품 사용이 늘면서 남성 피부트러블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화연의가 올 초 10~40대 남녀 813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을 느낀다고 한 사람이 1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드름 악화 160명,피부각질화 81명, 두드러기 발생이 81명이었다.

화연의는 화장품 소비자를 위한 10대 사용수칙(표 참조)을 발표했다. 자신의 피부타입을 먼저 알고, 잘 맞는 제품을 골라 써야 한다는 것이 요지. 박회장은 "우선 샘플을 써 보고 부작용 여부를 판단하거나,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피부 타입,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의 추천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10가지 원칙을 지켜라 ***

① 자신의 피부 타입을 정확히 알자
② 피부 타입은 계절.나이 따라 확인
③ 자외선 A.B를 함께 막는 차단제 사용
④ 기능성 제품은 상담 후 사용
⑤ 수분 공급은 피부 건강의 기본
⑥ 민감한 피부는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친 화장품을 사용
⑦ 여드름이 있을 때는 피부 진단을 받고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사용
⑧ 각질엔 스크럽 제품 보다 수분공급
⑨ 아토피, 전문의가 권하는 제품 사용
⑩ 부작용이 생기면 전문의 상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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