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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中 발표 한 달 앞서 코로나 존재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코로나19) 기원설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첫 발병 사례가 2019년 12월보다 앞서 존재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나이트클럽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나이트클럽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르몽드에 따르면 피에르-루이 전염병 및 공중보건 연구소는 코호트(동일집단) 사업 참가자로부터 수집한 혈액 샘플 9144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 11월~2020년 1월 13건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건은 2019년 11~12월에 나타났다.

이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2019년 12월 말 최초 감염 사례가 나왔다는 공식 보고보다 한 달 이른 시점이다.

뒤늦게 감염이 확인된 이들 중 절반은 당시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다른 질병을 앓았던 사람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30대 여성은 동거인이 2019년 10월 심한 기침 증상을 보였다고 했고, 또 다른 여성은 2019년 10월부터 12월 원인 불명의 폐렴을 앓은 가족과 만났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당시 스페인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연구를 이끈 파브리스 카라 교수는 "이런 결과는 2019년 11월과 12월부터 이미 프랑스의 코로나19 감염률이 인구 1000명당1명꼴이었음을 시사한다"면서 "바이러스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난 사례를 찾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최초 코로나19 확진자는 2019년 12월 말 파리 인근 센생드니의 한 병원에 입원한 폐렴 환자였다.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AFP=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AFP=연합뉴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도 중국에서 2019년 10월 코로나19 유사 증상 의심환자가 있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최초 발병 사례보다 두 달 앞선 시점이다.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조사차 중국 우한을 다녀온 WHO 현장 조사팀은 2019년 12월 이전 후베이성 일대에서 폐렴 등 유사 증상으로 입원했던 92명의 의료 기록을 입수했다.

피터 벤 엠바렉 WHO조사 팀장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들의 코로나19 항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혈청 테스트를 진행했다. 중국 정부는 사망자와 테스트 거부자를 제외한 나머지 3분의 2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며 "바이러스 감염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WHO 조사팀은 발병 1년여가 지나 항체가 사라졌을 수 있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사 증상 환자가 존재했다는 건 바이러스가 언제 퍼졌는지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WHO 조사팀은 중국 당국에 혈액은행에 보관된 다수 샘플의 혈청 테스트를 요구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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