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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생활비 60만원인데 은행계좌는 46개…황희 가족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국세청에 월 생활비 60만원을 신고한 황희 문화체육장관부장관 후보자 가족이 최근까지 총 46개 계좌를 개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이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황 후보자는 30개, 배우자 15개, 딸은 1개의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황 후보자가 계좌 7개를 해지하면서 청문회를 앞둔 현재 일가족의 계좌는 모두 39개다. 이 중 현재 보유액이 1만원 이하인 계좌만 17개에 이른다.

많은 계좌를 개설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같은 날짜에 한 은행에서 다른 계좌 두 개를 개설한 내역도 다수 발견된다.

황 후보자는 2007년 11월 26일 한국투자증권에서 저축예금 계좌 두 개를 만들었다. 한 계좌의 보유액은 없으며 다른 한 개에는 3만2000원만 남아 있다. 2016년 5월 27일에도 그는 NH농협은행에서 저축예금을 두 개 발급받았다. 특기사항에 ‘정치자금’으로 표기한 계좌에는 현재 약 1억700만원이 담겼고, 다른 계좌의 보유액은 1560만원이다.

황 후보자는 같은 날 다른 은행에서 두 개의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2004년 9월 7일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저축예금을, 하나은행에서는 보통예금을 만들었다. 두 계좌 보유액은 합쳐 현재 6000원이다. 2013년 4월 15일에는 안산농협에서 보통예탁금을, SH수협은행에서는 저축예금에 가입했다. 이 계좌들 역시 각 6000원의 보유액을 신고했다.

앞서 황 후보자는 “한 달 생활비로 60만원 정도만 쓰고 지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후보자가 해마다 해외여행을 즐기고, 자녀가 한 학기 학비가 2100만원에 이르는 외국인학교에 진학한 것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다섯 개의 떡과 두 마리 물고기로 5000명을 먹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황 후보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황희 정승도 믿지 못할 자린고비 수준이다. 단절에 가까운 일상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못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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