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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공장에 '투싼' 주고 '쏘나타·아반테'는 받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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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 중인 물량 일부를 국내 공장으로 돌린다. 생산이 줄고 있는 국내 공장의 일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해외 공장 물량을 국내 공장으로 조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쏘나타와 아반떼 물량 중 총 7만대가량을 국내 공장으로 가지고 오기로 했다.

신형 투싼 [현대차 제공]

신형 투싼 [현대차 제공]

대신 미국 공장에는 투싼 국내 생산물량 일부를 넘겨주기로 했다. 지난해 말 울산2공장이 신차인 GV70 생산을 맡으면서 남게 된 투싼 물량을 미국 공장이 받아 가는 식이다.

현대차는 최근 열린 회사경영설명회에서 이같이 노사가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우선 현대차 아산공장(쏘나타)과 울산3공장(아반떼) 등 국내 공장의 생산 물량이 감소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다. 현대차 노조는 그간 사측에 일감 축소에 따른 고용 불안을 해소해줄 것을 계속 요구해왔다.

올 1분기 선보이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투싼의 미국 공략을 본격화자는 측면도 있다. 현대차가 울산2공장과 울산5공장이 맡아오던 투싼 생산물량 일부를 미국 공장에 넘기는 배경이다.

투싼은 미국에서 월 1만대씩 판매되며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SUV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올해 미국에서 신형 투싼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자 현지 생산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결국 노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ㆍ미국 주요 공장의 캐퍼(생산능력)를 감안해 물량 주고받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공장에선 인기 모델에 대한 캐퍼를 늘려 자체 수요를 충족하고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한국 생산 물량이 줄고 있는 국내 조합원들의 고용 유지도 감안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조 측은 “해외 공장 물량을 가져와 국내 공장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첫 사례”라며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물량을 지속해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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