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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가 걸림돌? 중국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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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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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6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탄소중립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탄소중립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중국은 이산화탄소 등 온난화 가스 배출량에 금전적 가치를 부과하는 '배출량 거래'를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기업에 온난화 가스 배출 할당량과 한도를 정하고, 배출량이 한도를 넘은 기업은 여유 있는 다른 회사에서 매수해야 한다. 지난 1일 중국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거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중국 허진(河津)의 석탄 처리 공장. ⓒAP

중국 허진(河津)의 석탄 처리 공장. ⓒAP

중국 정부는 배출량 거래뿐만 아니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과 수송 인프라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자국의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천연가스 공급 강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중국의 국영석유기업(CNOOC, Sinopec, PetroChina)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천연가스 공급 확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다.  

화석 연료 자산을 감시하는 NGO 단체 GEM(Global Energy Monitor)는 중국의 석유 및 가스관의 확충이 탄소중립국 달성이라는 야심 찬 목표와 충돌 선상에 놓였다고 전했다.

1월 어느 날의 자금성.ⓒAP

1월 어느 날의 자금성.ⓒAP

상당수의 에너지 회사들은 천연가스를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나아가는 중간연료(Bridging Fuel)라 하지만, 기후 과학자들은 짧은 기간 천연가스 연료에서 방출되는 메탄의 양이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더 강력한 행성 온난화 가스라고 말한다.

GEM(Global Energy Monitor)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34,273km의 석유와 가스 송전 파이프라인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 단계에 있으며 이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수치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평생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4억 6600만 톤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159개의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양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2018년 우한 고층 빌딩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 중인 모습.ⓒNY타임즈

2018년 우한 고층 빌딩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 중인 모습.ⓒNY타임즈

중국은 최근 신장 자치구에 8,372km의 석유-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했다. 그러나 석유와 가스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50년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2060년까지 탄소중립화를 통해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계획과 상반된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GEM 보고서 저자 제임스 브라우닝은 "신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고 세계 많은 국가가 재생에너지로 옮겨가는 동안, 가스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은 중국은 좌초 자산으로 큰 손실액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중국은 파이프라인에 1,730억 달러(약 193조)를 투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이프라인 건설 업체를 둔 미국은 약 1,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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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싱가포르대학교 에너지수석연구원 앤드류스피드 박사는 "현재 중국의 석탄 소비 규모를 고려할 때 천연가스 사용은 석탄 소비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것"이며 "이러한 파이프라인 자산이 좌초될 위험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중국의 대부분 국내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수요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수입 터미널이 해안에 있기 때문에 가스를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파이프라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 재무 분석가 브루스 로버트슨은 "중국의 파이프라인 확장의 대부분이 공급 다변화의 필요성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 말했다.

하얼빈 석탄 화력 발전소. ⓒ로이터

하얼빈 석탄 화력 발전소. ⓒ로이터

한편 중국은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상반기에만 11.4기가 와트(GW)의 석탄 발전설비를 추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추가된 석탄 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경제 매체 쿼츠는 "코로나 19 이후 경기부양책의 목적으로 석탄 발전소에만 250억 달러가량 투입됐고 채광과 정제시설에는 더 많은 금액이 들어갔다"며 "이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지출보다 3배 더 많다"고 꼬집었다.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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