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번엔 택배 대리점이 "합의 무효" 주장…"17일부터 집화 거부"

중앙일보

입력

택배4사 대리점연합회가 4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점 측을 배제한 택배노사 2차 합의안이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병준 기자

택배4사 대리점연합회가 4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점 측을 배제한 택배노사 2차 합의안이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병준 기자

전국 5000여개 택배 대리점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2차 합의안 원천 무효를 주장하면서 ‘대리점 총파업’을 예고했다.

CJ대한통운·롯데·한진·로젠 택배4사 대리점연합회는 4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적 합의기구에 대리점 대표로 참여했던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 김종철 회장은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사회적 합의기구가 협의 당사자인 대리점을 배제한 채 비밀리에 추가 합의를 진행했다”며 “택배노조가 설 특수기를 앞두고 파업을 예고하자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자들은 택배노조를 따로 불러 그들이 요구하는 2월 4일까지의 분류인력 투입을 약속하는 등 그야말로 밀실 야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달 21일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의 기본 업무 범위에서 제외하고 이를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후 택배노조가 ‘합의문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재차 총파업을 예고하자 같은 달 29일 분류작업 인력 6000명을 2월 4일까지 투입하는 내용의 2차 합의문을 추가로 내놨다.

기자회견 도중 택배 트럭 수십 대가 깃발 등을 흔들며 국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병준 기자

기자회견 도중 택배 트럭 수십 대가 깃발 등을 흔들며 국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병준 기자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대부분 분류인력 채용을 대리점에서 맡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리점과의 협의 없이 (2월 4일까지) 분류 인력 투입이 자의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조사단 구성에서도 대리점이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차 합의안도 대리점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아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지만 사회적 합의기구가 ‘추후 영업점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고 해 양보했다. 엿새만의 노조의 파업 예고에 사회적 합의기구는 다시 대리점을 배제하고 노조 측의 의견만 수용해 추가 합의안을 발표했다. 추가 합의 사실도 몰랐던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리점들은 그간 ▶대리점들이 대리점법 및 가맹사업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택배기사의 작업 시간과 물량을 대리점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해줄 것 등을 요구해왔지만 1·2차 합의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 대리점연합회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대리점연합은 사회적합의기구 1차 합의안 발표 이후 택배노조와 합의기구 간에 이뤄진 추가 합의에 대리점연합회가 배제됐다며 원천 무효를 촉구했다. 이에 대한 응답이 없을 시 오는 17일 사회적합의기구 2차 회의에 불참하고 무기한 집화 거부에 돌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뉴스1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 대리점연합회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대리점연합은 사회적합의기구 1차 합의안 발표 이후 택배노조와 합의기구 간에 이뤄진 추가 합의에 대리점연합회가 배제됐다며 원천 무효를 촉구했다. 이에 대한 응답이 없을 시 오는 17일 사회적합의기구 2차 회의에 불참하고 무기한 집화 거부에 돌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뉴스1

분류비 전가 문제도 제기됐다. 또 다른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경우 박스 하나당 15원씩 분류비용을 대리점에 지급하고 있지만, 택배기사 2명당 분류인력이 1명 투입되는 경우도 있고 자동분류기 설치 여부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어 대리점이 분류비를 떠맡고 있다"며 "대리점 사장 중에서는 추가된 분류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영세 사업자들도 많다"고 했다.

대리점연합회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2차 합의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 측은 또 "원점 재검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 예정된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에 불참하고 전국 5000여개 택배 대리점이 무기한 집화 거부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