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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24명 출생·취학아동 급증…학교 더 지어야 하는 시골마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남 서산시 성연면에 초등학교 캠퍼스 건립이 추진된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경우는 많지만, 캠퍼스를 만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맹정호 서산시장 교육청에 부지제공 제안 #서산 성연초, 2023년까지 12개 학급 부족

3일 서산시와 서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맹정호 서산시장은 지난 2일 김지철 충남교육감을 만나 ‘성연초 제2캠퍼스’ 건립을 제안했다. 교육청이 캠퍼스 건립을 결정하면 시 소유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일람리 일원에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모습. 신진호 기자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일람리 일원에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모습. 신진호 기자

 시골 면(面) 단위에 있는 성연초는 47개 학급에 학생 수만 1200여 명에 달한다. 웬만한 대도시 초등학교보다 규모가 크다. 최근 30~40대 직장인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취학 아동까지 늘어나 교실이 포화 상태에 달했다.

 당장 2023년까지 12개 학급이 더 필요하고 2024년까지는 67개 학급까지 확보해야 한다. 올해 47개 학급 기준으로 3년 이내에 20개 학급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학교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1개 학군에 공동주택 4000세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성연초 관내 공동주택은 새로 입주할 2개 단지를 포함해 6200세대 정도다. 학교 신설 기준에는 1800세대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기준 때문에 예산심사(정부 중앙투자심의)를 통과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 서산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공장 모습. 신진호 기자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 서산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공장 모습. 신진호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성연면 인구는 1만5721명으로 1년 전보다 1752명이나 늘었다. 매달 태어나는 신생아는 24명에 이른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282명이다. 성연면 인구 가운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0~5세 영·유아는 1913명(12.1%)이나 된다. 이 아이들이 모두 성연초에 입학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맹정호 서산시장이 꺼내 든 대안이 캠퍼스 건립이다. 하지만 캠퍼스 건립 역시 학교 신설과 비슷한 예산(150억~2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데다 별도의 운동장과 급식실·체육관 등도 지어야 한다.

 더구나 서산시가 제공하겠다는 캠퍼스 부지는 본교와는 1.4km 떨어져 있어 교사와 학생들이 이동이 어려운 데다 인근에 송전탑이 지나 환경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현행법상 송전탑 반경 300m 이내에는 학교를 세울 수 없다. 학생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인근에는 대규모 공단도 가동 중이다.

지난 2일 맹정호 서산시장이 김지철 충남교육감 만나 성연초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2캠퍼스 건립과 부지 무상제공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 서산시]

지난 2일 맹정호 서산시장이 김지철 충남교육감 만나 성연초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2캠퍼스 건립과 부지 무상제공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 서산시]

 맹정호 서산시장은 “성연면은 서산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곳으로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며 “교육시설 확충은 물론 청소년 문화의 집, 유아 전용 체육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과 서산교육지원청은 성연초 제2캠퍼스 건립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 교실을 추가 확보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성연중 부지에 건립 중인 공립유치원(단설)이 2023년 개원하면 성연초 내 병설유치원 9개 학급을 3개로 줄여 초등학교 교실로 전환할 방침이다.

 서산교육지원청은 장기적으로 병설유치원 9개 반을 모두 신설유치원으로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성연초 내에 4층(12개 교실) 규모로 신축 중인 건물도 5층으로 증축하면 교실 3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일람리 일원에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모습. 신진호 기자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일람리 일원에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모습. 신진호 기자

 서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교실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캠퍼스 신설보다는 성연초 본교 내에 교실을 마련하는 게 관리와 학생 안전을 위해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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