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군, 아파치헬기 훈련 일방적 통보”…포항시민, 국방부 장관 사퇴 촉구

중앙일보

입력

포항 장기면민들이 2일 오전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 포항시]

포항 장기면민들이 2일 오전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 포항시]

주한미군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놓고 국방부와 포항시민 간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국방부가 ‘협의 없이는 훈련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2월 초 훈련을 강행하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2일 오전 경북 포항 장기면 수성리 일원에서 2월 초 예정인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조현측 반대위 대표위원장은 “지역 주민과의 협의 없이는 사격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국방부의 약속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2월 초 다시 사격훈련을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지금 사격훈련을 위해 헬기로 지형 정찰을 하고 있다”며 “포항시민을 우롱하는 국방부의 행태를 더 참을 수 없으며, 장기면민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반드시 사격훈련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국방부가 2월 초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주민들에게 통보해 개최됐다. 이날 주민들은 ‘시민과의 약속 저버린 국방부 장관은 사퇴하라!’, ‘국민과의 약속을 내팽개치고 미군 약속만 지키는 국방부 관계자를 처벌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또 반대위는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방부장관·한미연합사령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죽창으로 찌르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더불어 사격훈련 강행을 막기 위해 트랙터를 동원해 수성사격장 일원 도로를 봉쇄하기도 했다.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은 그동안 경기도 포천 미8군 영평사격장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갑자기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훈련지가 옮겨졌다. 포천에서 2017년 미군 아파치헬기가 발사한 총탄 2발이 3㎞ 떨어진 마을에 날아든 이후 주민들의 반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포항 장기면 또한 1965년 1000만㎡ 규모의 수성사격장이 설립된 이후부터 소음과 진동으로 민원이 이어져 왔다. 이에 포항시민들은 “수성사격장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성사격장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아파치헬기 훈련이 한 차례 예고됐지만 주민들이 반대해 잠정 중단됐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