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관협착증 '초간편' 수술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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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와 더불어 척추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일반적으로 성인 인구의 4~6%가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60대 이후엔 오히려 디스크보다 환자가 많을 정도로 흔하다.

최근 요추관 협착증을 간편하게 수술하는 방법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지난달 27일 대한정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제일정형외과병원(서울 역삼동) 신규철 원장은 요추관 협착증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 88명에게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척추 스페이서 삽입술'을 시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척추뼈가 주저앉아 신경관이 눌린 모습(左)과 금속봉을 삽입한 후 눌린 신경이 펴진 모습(右).

시술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눌린 척추뼈 사이에 티타늄으로 만든 원통형 금속봉(지름 10~15㎜, 길이 30㎜)을 집어넣어 공간을 넓혀주는 것.

뼈와 뼈 사이가 벌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척추뼈 협착에 의한 신경압박을 풀어준다.

장점은 시술시간을 현격하게 줄이고,시술에 따른 갖가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는 것. 신원장은 "기존에 2~3시간 걸리던 수술시간을 20~30분으로 대폭 줄이고,입원기간도 15일에서 3~4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성공률이 90%를 기록, 기존 수술성적과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요추관 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척추의 노화 때문. 나이가 들면서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황색인대나 주변 뼈가 자라 신경을 압박한다.

또 디스크가 쪼그라들고 낡은 척추가 주저앉는 것도 원인이다. 증상은 디스크와 비슷하지만 걸어다닐 때 심하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풀리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수술은 크게 신경감압술과 척추유합술로 나뉜다. 감압술은 척추관을 압박하는 요인, 즉 돌출된 황색인대나 뼈, 또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척추유합술은 눌러앉은 척추뼈 사이에 인공디스크를 넣고 나사못을 박아 아래.위 척추뼈를 붙이는 것. 수술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수술을 위해 적어도 15㎝ 정도의 피부 절개와 전신마취, 그리고 신경을 보호하는 척추궁 뼈를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스페이서 삽입술은 금속봉만 집어넣으면 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 부분마취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하고, 몇시간 뒤에는 걸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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