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부상 막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달리기는 일반인의 예상보다 부상 위험이 높은 운동이다. 미국 하버드대 스포츠클리닉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달리기 인구의 70~80%가 뛰다가 부상한다.

또 절반은 부상으로 인해 달리기를 중단하게 된다고 한다. 부상이 잦은 부위는 다리다.

한림대의대 한강성심병원 스포츠재활의학과 장기언 교수는 "무릎이 전체 달리기 부상의 25%를 차지하며 다음은 하퇴부(20%).발(15%).발목(15%) 순"이며 "전체 부상의 70~80%가 무릎 아래쪽에 집중된다"고 설명한다.

◇ 부상 예방법=우리 몸은 부상하기 전에 통증 등 경고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면 십중팔구 부상으로 이어진다.

달리기 부상의 대부분은 순간적인 부상이 아니라, 미세 손상들이 오래 쌓여 나타나는 누적 손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 이상 신호가 오면 달리기를 일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다.

부상은 또 자신의 능력 이상의 과도한 주행 거리.속도.빈도로 달릴 때 온다. 부적절한 신발, 딱딱한 도로면, 스트레칭.워밍업 등 준비운동 부족도 부상 위험을 높인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는 "달리기 부상을 피하려면 준비운동을 반드시 하고 훈련시간을 지나치게 연장하지 않으며, 급격하게 속도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 레이스 도중 부상 대처 요령=달리다가 한쪽 다리에서만 통증이 느껴지면 도로의 중앙선을 기준으로 반대쪽으로 이동해 달리는 것이 효과적인 응급처치법이다.

도로의 좌우를 자주 옮겨다니면서 달려도 다리가 심하게 아파온다면 쿠션이 적은 신발을 신었거나 자신의 키.속도에 비해 보폭을 너무 크게 해 착지 순간 다리에 많은 부담이 가해지는 것이 원인이기 쉽다.

레이스 도중 다리 통증이 느껴지면 달리는 속도와 보폭을 반 이상 줄여야 한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면 달리기를 멈추고 잠시 걷는 것이 현명하다.

발뒤꿈치 부위가 땅에 닫는 순간 아린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 병은 초보 마라토너보다는 달리기 경력이 오래된 사람에게 더 흔하다.

◇ 심장마비 예방법=무리한 달리기는 심장마비라는 최악의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미국의 조깅 전문가 제임스 픽스는 16년간 조깅하면서 조깅붐을 일으키는데 기여했지만 52세 때 조깅하다가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고혈압이 있거나 달릴 때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며 아픈 사람, 심장병.뇌졸중의 가족내력이 있거나 1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마라톤 레이스에 참가하기 전에 병원에서 운동처방을 받을 것"을 권한다.

평소 동맥경화.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달리는 도중 혈압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운동 고혈압'을 경험할 수 있다. 레이스 도중 심박수가 크게 올라갔을 때, 평소 혈관 속에 있던 혈전(피 찌꺼기)이 심장 동맥을 막아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

특히 찬 공기를 들이마시면 심장 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진 날은 더 위험하다.

완주한 뒤 갑자기 멈추거나 주저앉아도 심장에 큰 무리가 가해진다. 레이스를 마친 후 5~10분간 천천히 걷거나 뛰면서 몸을 식혀주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떨어져 부정맥.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주저앉거나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서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