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카카오M 합병…‘콘텐트 공룡’ 카카오엔터 출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로고.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범한다. 양사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비율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각 1대 1.31로 카카오M의 보통주 1주당 카카오페이지의 보통주 1.31주가 배정된다. 1주당 가액을 표기하는 합병비율은 양사의 기업가치와 발행주수를 반영한 것으로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기업가치는 1대 0.6으로 책정됐다. 26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최종 승인을 거쳐 3월 1일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자회사 간 첫 대규모 합병 #8500개 원천 IP 보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 제작 역량과 시너지 기대 #50여개사 연결, 연 매출 1조원 예상

각 매출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카카오 자회사 간 대규모 합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웹툰ㆍ웹소설 등으로 원천 스토리 지적재산(IP) 밸류체인과 글로벌 스토리 IP 플랫폼 네트워크를 구축한 카카오페이지와 음악ㆍ드라마ㆍ영화ㆍ디지털ㆍ공연 등 콘텐트 사업의 밸류체인을 다진 카카오M이 결합하면 연 1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수 혹은 배우 매니지먼트에서 출발한 엔터테인먼트사와는 차원이 다른 ‘콘텐트 공룡’이 등장한 셈이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사진 JBC]

카카오페이지는 약 8500개의 원천 스토리 IP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 일본 넷플릭스 종합 2위에 오른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비롯해 동남아에서 흥행한 JTBC ‘쌍갑포차’,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경이로운 소문’ 등 카카오페이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한국 IP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신지 작가 원작 웹툰으로 만든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 [사진 카카오M]

양사 합병으로 인해 연결되는 자회사 및 관계사만 50여개에 달한다. 카카오M은 음악 레이블 4곳을 시작으로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드라마ㆍ영화ㆍ공연 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음원 투자 유통 점유율을 바탕으로 연간 1200개 이상의 타이틀을 발매하고, 스타 PD 및 작가들을 영입해 실험적인 모바일 콘텐트를 제작하고 있다. 누적조회 수 1000만회를 돌파한 드라마 ‘며느라기’ 등 다양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M 김성수 대표 [사진 카카오M]

카카오페이지 이진수 대표 [사진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 김성수 대표와 카카오페이지 이진수 대표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CJ E&M 대표이사 출신인 김 대표는 콘텐츠 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이 대표 역시 웹툰ㆍ웹소설 산업의 혁신을 이끌며 모바일 콘텐트 산업을 선도해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카카오M 미디어데이에서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캐스팅부터 제작진 구성, 판권 사업까지 모두 묶어서 스튜디오에 판매하는 ‘패키징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며 “CAA(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 같은 회사가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