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제 세대교체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난 30여년 동안 '타목시펜' 성분의 약품들이 주도해온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세대교체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유방암이 처음으로 위암을 제치고 국내 최다 여성암으로 부각돼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등장한 새 치료제들이 타목시펜 제제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의 '페마라'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아리미덱스' 등 이른바 제2세대 유방암 치료제들이 최근 잇단 임상시험에서 타목시펜 제제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목시펜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항호르몬 치료제 성분으로 현재 이 회사의 '놀바덱스'를 비롯해 광동제약의 '광동타목시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타목센' 등의 제품명으로 처방되고 있다.

유방암은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률이 50%에 달하는데, 타목시펜 제제의 경우 수술후 약 5년간은 재발을 막을 수 있으나 이후에는 큰 효과가 없는데다 자궁내막암 등의 부작용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 국립암연구소가 유방암 수술후 5년 이상 지난 5천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 결과, 페마라를 복용한 환자들은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암 재발률이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이같은 임상실험 결과는 이달초 세계적 의학전문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JEM)에 실린 데 이어 뉴욕타임스(NYT), CNN 등 특히 유방암 환자가 많은 미국의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또 지난달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가 발표한 임상실험 결과에 따르면 타목시펜 제제를 사용하던 유방암 환자들이 아리미덱스로 바꿔 복용한 경우 타목시펜 제제만 계속 복용 경우의 40% 정도로 재발률이 낮아졌다.

이밖에도 아리미덱스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는 자궁내막암, 정맥 혈전색전증 등의 부작용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타목시펜 제제는 유방암 유발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암세포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데 그치는 반면 페마라 등은 에스트로젠 생성 자체를 막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차세대 유방암 치료제들의 효과가 계속 입증되고 있어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보험적용이 확대되면 타목시펜 제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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