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선수’.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27)의 경기력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명가 맨유 살려낸 플레이메이커 #2020년에만 이달의 선수상 4차례 #공격수와 득점 경쟁하는 미드필더 #전문가들 “맨유 우승 가능성 커”
페르난데스는 16일(한국시각) 프리미어리그 (2020년) 12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2, 6, 11월에 이어 2020년에만 네 번째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애슐리 영(2008년, 당시 애스턴빌라)과 해리 케인(2017년, 토트넘)의 세 차례였다. 맨유는 홈페이지를 통해 “호날두는 6시즌(2003~09년)간 맨유에서 뛰며 네 차례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는데, 페르난데스는 1년 만에 해냈다”고 축하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1월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팀을 옮기자마자 펄펄 날았다. 플레이메이커인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2월에만 2골·2도움으로 이달의 선수상을 첫 수상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6월에 또 수상했다. 2019~20시즌 22경기에서 12골·8도움을 해 팀 에이스가 자리 잡았다. 2020~21시즌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을 터뜨려 세 번째 이달의 선수가 됐다. 그다음 달(12월)에도 3골·4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 26경기에서 15골·9도움을 기록 중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이지만,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3골), 손흥민(토트넘, 12골) 등 특급 공격수에 이어 리그 득점 공동 3위(11골)다. 호날두의 맨유 입단 초기 성적을 훨씬 웃돈다. 맨유 역대 최고 영입으로 통하는 레전드 호날두는 292경기에서 118골을 터뜨렸다. 그런 그도 맨유 2년 차 기록은 50경기 9골이었다. 라이벌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마저도 “페르난데스의 플레이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 대단한 선수”라고 인정했다.
‘퍼거슨 시대’가 끝난 뒤, 동네북으로 전락한 맨유는 ‘명가 재건’을 꿈꿔왔다. 13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번리전 1-0 승리로 맨유(승점 36, 17일 기준)는 선두로 올라섰다. 맨유가 리그 선두로 나선 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2013년 5월 19일(리그 최종전) 이후 무려 7년 8개월 만이다. 당시 맨유는 통산 20번째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맨유는 내리막을 걸었다. 4~7위권을 맴돌았다. 최고 성적은 2017~18시즌 준우승이다.
아직 시즌 반환점을 돌지 않은 시점이지만, 맨유의 우승 가능성은 앞선 6~7시즌보다 크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페르난데스는 BBC 인터뷰에서 “(우승 후보) 리버풀에 우승 타이틀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우리 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