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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탕 아닌 전기탕이었다"···中서 7명 감전, 1명 의식불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쓰촨성의 온천을 찾은 관광객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노천탕에 들어갔다 갑자기 전기가 흘러 7명이 감전됐다. 1명은 의식불명의 중태다.

中 쓰촨성 온천서 7명 감전, 1명 의식불명 #"온천 가운데서 '지릿'...하반신 마비" #네티즌 "온천 물 안 쓰고 전기로 끓인 듯"

지난달 29일 중국 쓰촨성 쯔공시 해탕신천 온천에서 7명이 노천탕에 들어갔다 감전 사고를 당했다. [웨이보 캡쳐]

지난달 29일 중국 쓰촨성 쯔공시 해탕신천 온천에서 7명이 노천탕에 들어갔다 감전 사고를 당했다. [웨이보 캡쳐]

지난달 29일 중국 쓰촨(四川)성 쯔공(自貢)시 '해탕신천(海湯神泉)' 온천. ‘요오드탕’이라고 적힌 옥상 노천탕에 4명의 여성 일행이 함께 들어갔다. 당시 다른 남성 일행 3명이 탕 안에 있던 상태였다.

8일 홍콩 매체 빈과일보에 따르면 피해 여성 장모씨는 갑자기 저릿한 느낌과 함께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장씨는 “갑자기 몸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의식을 잃었다”며 “깨고 난 뒤 내가 양쪽 눈이 뒤집힌 상태로 물 위에 떠오른 것을 사람들이 건져 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옥상 노천탕에서 사고가 벌어진 뒤 부상자를 건져 내 인공호흡을 하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 캡쳐]

옥상 노천탕에서 사고가 벌어진 뒤 부상자를 건져 내 인공호흡을 하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 캡쳐]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또 다른 피해 남성 리모씨는 “탕 한가운데 서 있었는데 아련하게 전기가 느껴져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 두 발 정도 내디뎠다”며 “그런데 세번째 걸음에 이미 걸을 수 없게 됐고 하반신 전체가 마비돼 버렸다.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을 봤는데 그때 이미 여성 두 사람이 물에 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이 벌어진 뒤 사람들이 몰려와 부상자들을 탕 밖으로 옮겼다. 한 구조자는 여전히 탕 안에 전기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19살 연모씨는 감전 사고 후 11일째 의식불명 상태다 [빈과일보 캡쳐]

19살 연모씨는 감전 사고 후 11일째 의식불명 상태다 [빈과일보 캡쳐]

심근 경색과 하반신 마비 등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특히 19세 여성 연모씨가 여전히 의식 불명 상태다. 현지 병원 진단서에 따르면 “전기 충격을 받아 심폐 소생술을 했고,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의 아버지는 “의사가 딸의 뇌에 피가 고여 있고 신장, 간, 장 등이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며 “혼수상태가 얼마나 길어질 지, 회복할 수 있을 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피해 여성 장모씨. 심근 경색으로 치료를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웨이보 캡쳐]

또다른 피해 여성 장모씨. 심근 경색으로 치료를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웨이보 캡쳐]

열흘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씨의 어머니는 “온천 측이 조사에 비협조적이며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소식이 확산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온천이 광고대로 온천물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 설비로 물을 끓여 공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19세 여성 연모씨에 대한 병원 측 통지서. '심폐소생술', '전기 충격', '중환자실 입원중'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웨이보 캡쳐]

19세 여성 연모씨에 대한 병원 측 통지서. '심폐소생술', '전기 충격', '중환자실 입원중'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웨이보 캡쳐]

현재 해당 온천은 ‘설비 점검’이란 간판을 내건 채 폐쇄된 상태다. 건물 1층에 있는 식당들은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쯔공시 응급관리국 관계자는 “여러 부서가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곧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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