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중이염 한방 치료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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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만성부비동염(축농증)과 재발성 중이염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한방 치료법이 개발됐다.

일년 내내 코를 훌쩍거리거나 감기를 달고 사는 어린이는 일단 축농증이나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그만큼 이 병은 면역력이 약한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잘 걸리고 단순한 감기로 오인(誤認)하기 쉽다.

이런 어린이는 증상이 심할 때 잠시 치료를 하면 호전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며칠 뒤 재발돼 양방에서는 수술로 치료하지만 완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의료계의 오랜 숙원을 원광대학교 전주 한방병원 소아과장인 박은정(朴恩貞.42)교수가 풀었다.

박 교수는 지난 5년여 동안 고질적인 축농증과 중이염으로 고생하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통해 만성 축농증과 재발성 중이염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한방치료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축농증과 중이염은 면역력이 약한 알레르기성 체질의 어린이에게 자주 재발하고 이 두 질환은 시간 차이만 있을 뿐 한가지에 걸리면 나머지 한가지도 발병돼 면역력 증강과 호흡기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동시치료법을 선택하고 있다.

코와 귀 주변의 경혈에 침을 놓고 방향성 오일을 발라 경혈 마사지를 하며 레이저를 쪼이고 면역력을 증강하기 위해 환자의 병명과 증상, 체질에 따라 처방하는 약물(한약) 치료를 한다.

또 여기에다 체질개선을 위해 돼지고기.닭고기 등의 육류와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가급적 감자.호박.당근.버섯 등 녹황색 채소와 김.미역과 해조류. 콩. 현미 등이 섞인 잡곡밥을 먹도록 하는 양생법(養生法)을 권장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과로. 수면 부족을 피하고 달리기와 줄넘기. 체조 등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증강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주문한다.

이 같은 치료법에 따라 치료하면 환자의 병 부위와 호흡기.소화기계의 허약상태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치료기간은 평균 3개월 정도이고 완치율은 90%에 육박한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치료법을 지난 99년 대한한방소아과 학회지에 발표한 데 이어 한약이 중이염 염증과 알레르기를 억제하고 면역력을 증강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 국제과학논문 인용색인(SCI)에 4차례나 게재했고 최근에는 약물 처방법에 대해 특허를 받기도 했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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