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수해 마산 매립지] 건축사 허정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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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만 매립지의 상습 침수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 원인입니다."

마산항 개항기인 1914년 준공된 마산만 초기 매립 지점인 남성동 어시장 일대 설계도면을 정부기록보존소에서 찾아낸 건축사 허정도(許正道.사진.창원대 건축학부 외래교수)씨의 진단은 명쾌하다. 그는 "일본인 부동산업자가 공사비를 아끼려고 만조 때 바닷물이 겨우 넘치지 않을 정도로 낮게 매립한 것을 기준으로 계속 매립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립 목적이 공공용은 한 번도 없었고 모두 상업용으로 분양됐기 때문에 부실공사로 이어졌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899년 마산만 해도를 찾아내 이를 토대로 이번에 침수된 곳 대부분이 자연 해안선 밖이라는 것을 밝혀내 매립이 구조적으로 잘못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2011년까지 계획돼 있는 75만 평의 추가 매립은 중단돼야 한다"며 "조급하게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 끝에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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