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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좋아하는 중국 시장 잡아라! 달걀 없는 달걀 '인공육'의 숙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0월 중국 상하이의 한 쇼핑몰에 설치된 팝업 부스가 큰 주목을 받았다.

유명 셰프가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달걀 요리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겉으로 봐서는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이 요리가 이목을 끈 이유가 있었다. 달걀이 아니라 녹두로 만든 '식물성 계란'을 사용한 요리였기 때문이다. '달걀 없는 달걀 요리'였던 셈이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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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공 계란'을 만든 업체는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 녹두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달걀로 크게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중국에 진출해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저스트뿐 아니다. '대체육'으로도 불리는 '인공육'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탐내고 있다.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해 화제가 됐던 미국의 인공육 업체 '비욘드미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저장성에 생산 시설을 구축 중이다. KFC는 인공육을 사용한 치킨 너겟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도 이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고 있다.

사실 중국에서 그간 인공육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중국에선 고기를 먹는 것이 오랫동안 부의 상징이었기 때문"(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 소비 역시 크게 는 이유다. 1980년 1인당 육류 연간 소비량은 약 15kg이었지만 2026년에는 55kg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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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중국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전역에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탓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쳐 '식량 안보'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졌다. '대체재'를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득과 교육 수준 향상으로 환경과 건강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덩달아 채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60%는 채식에 관심이 있고, 39%는 육류 소비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스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저스트 에그' 소비자는 여러 면에서 미국 소비자와 비슷하다"며 "젊은 세대, 여성, 높은 소득이 키워드"라고 설명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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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도 중요하다. 중국 사회의 특성상 정부의 정책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중국 정부는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SCMP의 설명이다.

인공육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는 있지만, 현재 나오는 제품들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기엔 아직 부족하단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식감'이다. 또 중국 식문화에 자연스레 스며들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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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인공육 업체들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인공 돼지고기 제품을 지난달 출시했다. 만두 등에 쓸 수 있도록 특화된 제품이다. "중국 음식 요리법을 바꾸지 않고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제품을 만들어야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SCMP)이란 지적에 맞춤한 전략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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