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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기준 충족돼도 2.5단계…중대본 "감염지표 떨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민들이 읍민도서관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동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7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민들이 읍민도서관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동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거리두기 체계를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기간인 1월 3일까지 6일간 연장하기로 했다”며 “방역과 의료대응 역량을 계속 확충해 대응하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한계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권 1차장은 이어 “연말연시 방역대책의 효과에 따라 환자 증가세가 어떻게 변화할지 추이를 보며 거리두기 조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일주일의 상황을 지켜보며 연말연시 방역대책이 종료되는 시점(내년 1월3일)에 맞춰 종합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8일부터 시작돼 28일까지 3주간 시행키로 한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는 6일 더 연장됐다. 내년 1월 3일 3단계 격상 여부를 다시 논의한다. 거리두기 3단계는 전국 주평균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일 때 가능하다. 최근 일주일(20~26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17명으로 격상 기준을 충족한다. 하지만 정부는 즉각 3단계로 격상하는 대신 1주 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신임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신임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재 병상 등 의료체계 역량이 유지되고 있고,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당장 3단계 상향이 부담스럽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이미 우리가 이행하고 있는 특별대책에는 거리두기 3단계보다 더 강한 방역조치도 포함돼 있다”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참여와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은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 금지, 스키장·눈썰매장 등 겨울철 레저시설과 호텔 파티룸 집합금지, 호텔·숙박시설 절반 수용, 해돋이 관광지 폐쇄 등이 골자다. 이는 현행 2.5단계보다 강력한 내용이다.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3단계보다도 세다. 3단계에선 10인 이상 모임·행사를 금지한다.

정부는 그러면서 2.5단계 관련, 현장에서 풍선효과 문제로 건의되고 있는 일부 방역수칙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권덕철 1차장은 “패스트푸드점도 베이커리 카페, 브런치 카페와 동일하게 커피, 음료, 디저트류만 주문하는 경우 포장, 배달만 허용하고 무인카페는 매장 내 착석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1차장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3~19일 1.27명에서 20~26일 1.07명으로 떨어진 것도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코로나19 감염력 지표로, 1.07명은 확진자 1명이 1.07명에게 추가 전파한다는 뜻이다. 1 이하로 떨어져야 유행이 줄어든다.

또 진단검사를 확대해 적극적으로 환자를 찾아냈고, 병상도 계속 확충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1차장은 “지난 2주간 48만 건을 검사해 1252명의 숨은 환자를 조기에 찾아냈다”며 “즉시 입원 가능한 병상도 생활치료센터는 6200여 병상, 전담병원은 1500여 병상, 중환자병상은 164개”라고 밝혔다.

2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해맞이 행사를 전면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2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해맞이 행사를 전면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거리두기 기준을 정해두고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욱이 전파력이 센 영국발(發)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상륙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없는 겨울을 방역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변종 바이러스까지 등장했다”며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이미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3단계로 올려도 먹히지 않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경각심이 떨어진 상황이라 현실에 맞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탄절·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조치

성탄절·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조치

실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는 3주가 지났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3단계 기준에 도달해 바로 올리면 위기의식을 갖고 동참할텐데 정부가 갈팡질팡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갑자기 스키장만 닫고 골프장과 백화점은 그대로 놔두는 게 무슨 원칙이냐”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브리핑에서 “연말연시 방역대책과 수도권 임시선별진료소 운영도 내년 1월 3일 종료된다. 여기에 맞춰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논의하겠다”며 “거리두기 3단계로 갈 경우 효과가 날 수 있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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