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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얼굴' 슈퍼모델 스텔라 테넌트 사망…향년 50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5년 3월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도착한 슈퍼모델 스텔라 테넌트. EPA=연합뉴스

2015년 3월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도착한 슈퍼모델 스텔라 테넌트. EPA=연합뉴스

‘샤넬의 얼굴’로 불렸던 영국 출신의 세계적 패션모델 스텔라 테넌트가 22일(현지시간)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고 AP와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테넌트의 유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 “슬픈 마음으로 테넌트의 급사 소식을 알린다. 스텔라는 놀라운 여성이었고, 우리 모두에게 영감이 됐다. 우리는 그를 몹시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가족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장례식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패션업계에서는 애도가 이어졌다. 비틀즈 멤버 폴 매카트니의 딸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트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미 충격적이었던 한 해를 마치는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스텔라, 당신의 영혼과 내면의 아름다움은 외면의 완벽함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그룹 부회장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당신이 사라졌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을 간직하겠다”고 헌사를 바쳤다. 에드워드 에닌펄 영국 보그지 에디터도 “(테넌트는) 친절하고 놀라운 모델이었다”고 애도했다.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와 테넌트. AP=연합뉴스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와 테넌트. AP=연합뉴스

테넌트는 스코틀랜드 귀족 집안 출신으로, 앤드루 캐번디시 데본셔 공작의 손녀로 태어났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윈체스터예술학교에 재학한 뒤 조각가로 활동하다가 22살인 1993년, 사진가 스티븐 마이젤에게 스카우트돼 보그 표지 모델로 데뷔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그가 케이트 모스, 에린 오코너와 함께 1990년대 패션업계에 중성적인 패션 스타일을 도입한 슈퍼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수십 년간 그는 알렌산더 맥퀸(브랜드 ‘알렉산더 맥퀸’ 설립자 겸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샤넬 수석 디자이너), 니콜라 제스키에르(루이비통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버버리 총괄 디자이너), 빅토리아 베컴(패션디자이너 겸 배우;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의 뮤즈이자 가장 아끼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특히 라거펠트는 테넌트를 샤넬의 얼굴로 채택하면서 그와 샤넬 창립자 코코 샤넬의 유사성을 강조했다.

1999년 테넌트의 결혼 현장 모습. AP=연합뉴스

1999년 테넌트의 결혼 현장 모습. AP=연합뉴스

테넌트는 1999년, 촬영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사진가 다비드 라스네와 결혼했다. 2012년에는 스코틀랜드 패션 명예의 전장에 이름을 올리고, 런던올림픽 폐막식 무대에도 등장했다. 2018년 사진을 촬영해준 사진가 마이젤과 함께 보그지 표지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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