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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복지장관 후보자, 백신 옹호 "구매 소홀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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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백신 일정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정책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실패 부분 참모를 질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세균 총리도 7월 확진자가 적은 것을 보고 백신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고 인정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K방역'이 우수한 성과를 얻었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 방역의 끝은 백신이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장관 인사청문회서 백신 정책 옹호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은 “국민은 백신 4400만명분을 확보해서 올해 접종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외에 없었다”며 “(그마저) 공급일이 명시된 계약서를 보여준 적이 없다. (정부가) 명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국민도 준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는 “안타깝지만 백신은 제약기업과 계약 과정에서 비밀유지 준수 의무가 있어 세계 어느 나라도 구체적인 내용 공개할 수 없다”며 “접종 시기가 확정되면 국민에게 소상히 말하고 필수접종자부터 맞히겠다”고 답했다.

외국보다 백신 확보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권 후보자는 “영국·미국·유럽 등에서 (백신 물량을) 인구의 몇 배를 확보하는 것은 지금 당장 그렇게 쓰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백신은 유효기간이 있다. 일정 기간 접종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폐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4400만명분을 확보해서 다음 유행 전까지 우선접종대상자를 중심으로 접종해서 면역이 60% 이상 생기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자는 이어 “미국이나 유럽은 (코로나19) 상황이 우리와 다르고, 백신의 긴급성도 다르다”며 “백신은 내년을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백신을 구매하고 확보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최종 긴급승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사용되는 모든 의약품은 식약처의 긴급사용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사전에 여러 자료를 미리 받아서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백신을 과감하게 선구매 하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하느냐'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백신 구매) 일이 끝나면 감사 지적으로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두려운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면책 관련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권 후보자는 코로나19 병상 부족과 관련, “취임 뒤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해서 추가적인 병상 확보를 어떻게 할지 논의하겠다”며 “필요하면 추가적인 행정명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른 질환으로 진료를 받던 기존 중환자들을 옮겨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이 점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사국시 미응시자 구제 방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정부가 국민 편 가르기 하면 안 된다 가장 시급한 건 의료 공백을 막는 것이다. 야당이 의사 국시 조속히 시행해서 의료 인력 코로나19 현장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총리도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물었다.

이에 권 후보자는 “국민이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공정성 때문에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공공의료 대책을 발표했고 현재 정부와 의료계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을 봐서 국민에게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국회와 상의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지난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출장 당시 권 후보자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던 10월 25~29일 한-UAE 보건의료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UAE 출장을 다녀온 후 다음 달 12일까지 자가격리 해야 했지만 12일 오전 9시 행사에 참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출장 사진에 진흥원 현지 지사와의 면담, 현지 진출 의료인과의 간담회 등에서 마스크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조명희 의원은 “일반 국민은 자가격리 2시간을 어겨도 200만원의 벌금을 물고 마스크를 안 쓰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낸다. 안전 불감증과 보건 의료 의식으로 무슨 장관을 한다는 것인가”고 질책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공식적인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썼다”며 “저녁 장소였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현지) 지사에 가서 사진 촬영을 할 때 (마스크를) 잠깐 벗었는데 그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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