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스트라' 내년 2~3월 들여온다" 계약서엔 없는 정부 계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도입 결정한 아스타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정부가 도입 결정한 아스타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18일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현황 브리핑에서 도입 시기에 대해 “내년 2~3월 중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부터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정부와 아스트라제네카 간 맺은 계약에는 이런 구체적인 도입 시기가 명확하게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계획대로 도입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늦장 논란에 백신도입 시기 재차 밝혀 

19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선구매에 필요한 최종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두 번 맞아야 해 2000만 회분을 샀다. 이후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달 8일 백신 도입계획 브리핑을 열고 “선구매한 백신은 늦어도 3월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늦장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복지부는 재차 2~3월 중 도입계획을 밝혔다.

지난 8일 서울의 한 병원을 찾은 시민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계획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지난 8일 서울의 한 병원을 찾은 시민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계획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양자 회의때 나온 내용으로 국민에게 알려 

하지만 계약서에는 도입 시기가 못 박혀 있지 않다. 정부와 아스트라제네카 간 ‘회의’에서 나눈 대화 내용에 주로 근거해 구체적 도입 시기를 국민에게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을) 내년 2~3월부터 도입한다는 내용은 양자회의 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서 회의록 등으로 확인해준 부분”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즉시 비판에 나섰다. 윤희석 국민의힘은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내년 2~3월경 공급할 수 있다’는 백신 회사 경영진의 구두 약속만 믿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라며 “(해외 제약사 생산 백신의) 안전성 운운하며 여유를 부렸던 안일함의 결과다. 백신 개발에 동참해 물량을 확보하고 곧바로 자국민들에게 접종하는 외국 정부의 능력이 놀라울 뿐”이라고 비꼬았다. 윤 대변인은 “우리 국민이 언제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다”라고도 했다.

지난 17일 오전 강원 춘천시 봄내체육관에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강원 춘천시 봄내체육관에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나머지 백신도입은 언제나 

이밖에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이외 제약사와는 아직 최종 계약도 맺지 못한 상태다. 화이자와 얀센은 이달 안으로, 모더나는 내년 1월 체결을 목표로 잡았다. 대표적으로 화이자의 경우 이미 미국에서 지난 14일(현지 시간) 접종이 시작됐지만, 국내도입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한 것이다.

복지부 등은 전날(18일) 백신 관련 브리핑에서 “국가 간 백신 확보 경쟁, 공급 시기에 따른 국가 간 형평성 등의 사유로 기업들이 비공개를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공급 시기·일정은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구매약관이나 공급확인서를 체결해 계약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물량 확보 면에서는 일단 안심해도 된다는 의미다.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1000만명분, 얀센 400만명분이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