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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커머스 시대, 주부들 ‘그린 인플루언서’ 유망할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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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호 18면

코로나19로 훌쩍 앞당겨진 디지털 혁명이 썩 반갑지 않다. 그러잖아도 100세 시대에 길어진 인생 2막이 걱정스러웠는데, 자고 나면 세상이 달라지는 지금은 불안감이 증폭 일로다.

본지 연재 마친 김미경 대표 #“디지털 세상엔 직업 엄청 생겨 #판 바뀔 땐 뭐든 먼저 공부해야”

그런데 김미경(57) MKTV 대표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한다. 직접 실천했기에 설득력이 있다. 매일 수천 명을 만나던 동기부여 강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코로나’는 일생일대의 위기였고, 주저 없이 ‘온택트’로 방향을 튼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사는 필수 지식 전파를 기회로 만들어 자기계발 플랫폼 ‘MKYU대학’이라는 스타트업 CEO가 됐다. “부러진 화살표는 분명히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고, 누가 더 빨리 다른 방향을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1월 22일 마지막 강의 후 한 두 달 만에 다른 방향을 봤어요. 사람의 모든 욕망은 그대로인데, 어떤 식으로 해결하나 봤더니 다 디지털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사업을 디지털 세상으로 옮겼죠.”

김미경 대표는 자신을 강사가 아닌 경영자라고 정의했다. 신인섭 기자

김미경 대표는 자신을 강사가 아닌 경영자라고 정의했다. 신인섭 기자

‘MKYU대학’을 졸업하면 어떻게 되나.
“유튜브 구독자들이 좀 더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엔 팬까페 개념으로 열었다. 독후감을 서로 체크해주는 정도에서 조금씩 과목을 늘리고 회비도 내기 시작했다. 회원 2000명 정도에서 코로나19 이후 2만명이 넘었다. 3050 여자가 90%인데, 생계적으로 가장 절실한 이들이다. 먹고 살려면 어디 가서 뭘 배워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지식만 쉽고 빠르게 전달하려는 거다.”
내년부터 1인 커머스 시대라 했는데.
“디지털 판이 커머스 하기에 완벽한 판이 되기 때문이다. 판매 채널이 점점 많아진다. 인스타도 샵 위주고, 네이버도 유튜브도 모든 게 커머스 위주로 바뀐다. 과거처럼 송혜교가 화장품 발라서 좋다는 광고보다 옆집 여자의 사용 후기를 신뢰하는 세상이다. 지금껏 SNS가 코멘트 달고 일상 소개하는 정도였다면, 이제 누군가 내가 소개하는 제품 코드만 따서 구매하면 나한테 수익이 오는 완벽한 디지털 판이 짜진다. 디지털 세상엔 직업이 엄청 많이 생길 것이고, ‘경단녀’에게도 기회다. 판이 바뀔 땐 경력이 있거나 없거나 어차피 다시 배워야 하니까.”
금융 전문가들을 만나 투자 비법을 전수받던데, 우리 독자에게도 꿀팁을 준다면.
“제로 금리로 가면서 금융 소득 공부도 해야 되겠다 싶어 싹 뒤졌는데, 전문가가 너무 많아서 이말 저말 듣다 보니 제자리로 돌아왔다.(웃음) 결국 주식으로 돈을 꾸준히 벌려면 직업이 돼야 하고, 일반인은 등락 속에 있으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장기 곡선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그쪽에 해당하는 상품에 투자해야 훨씬 이득이 될 꺼다.”
코로나가 자녀교육 패러다임도 바꿨다. 학원 보내고 안심하는 시대는 끝난 건가.
“애들한텐 걸러지지 않은 솔직한 정보가 가야 하는데 우리 애들은 아직도 여전히 막힌 정보 속에 있다. 수능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면 좋은 기업에서 평생 보장된다는 건 솔직히 아니잖나. 기업은 변했는데 대학이 안 변한 것도 문제다. 그래서 IT기업들은 요즘 학력 안 본다. 대학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된 거다.”
달라진 세상의 유망 직종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을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민간 기업도 기후변화라는 필터로 고객과 소통해야 하니 곧 ‘그린 인플루언서’가 유망한 직업으로 형체를 드러낼 꺼다. 기후를 해치는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주부들의 디테일한 입김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모든 주부들이 두 번째 직업으로 기후변화 전문가가 되길 권한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기업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중앙SUNDAY 유튜브 채널

중앙SUNDAY 유튜브 채널

콘텐트를 제공하는 일개 강사로 시작한 한 해를 온라인 강의 플랫폼 경영자로 마무리하고 있는 그는 뭐든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하물며 ‘BTS 아미’로도 뒤늦게 입문한 사람들은 공부할 양이 너무 많아 허덕인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였던 제가 지금은 투자만 안 받았지 직원 50명짜리 스타트업을 경영하게 됐는데, 회사 경영에선 제가 무대 뒤에 있어야 한다는 게 요즘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죠. 무대에 서는 직원을 도와야지, 괜히 내가 끼어들면 의사 결정이 꼬이고 방해가 되더라고요. CEO 반성일기를 쓰면서 무대 위에서 뛰던 ‘김미경 강사’는 내려놨어요. 혼자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도와주며 사업하는 게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느끼고 있죠.”

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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