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김재철 명예회장 “AI에 써달라” KAIST에 500억 기부

중앙일보

입력 2020.12.17 00:03

지면보기

종합 16면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오른쪽)이 16일 대전 KAIST에 AI 발전기금으로 500억을 기부한 뒤 신성철 KAIST 총장과 함께 자율주행 드론에 탑승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오른쪽)이 16일 대전 KAIST에 AI 발전기금으로 500억을 기부한 뒤 신성철 KAIST 총장과 함께 자율주행 드론에 탑승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계 역사가 대항해시대를 거치면서 패권의 큰 흐름이 바뀌었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인공지능(AI)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 패권을 쥐게 된다.” 김재철(84)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말이다. 그는 AI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을 위해 KAIST에 500억원을 기부했다.

“AI 지배하는 자가 세계 패권 쥘 것
대한민국이 AI 선진국 나아가길”
대학 측 ‘김재철 AI대학원’ 명명
KAIST에 올해 1474억 기금 답지

KAIST는 16일 대전 본원에서 김 명예회장의 ‘AI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을 열었다. 이날 약정식에는 신성철 총장 등 KAIST 교수들과 김 명예회장, 그의 두 아들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명예회장은 약정식에서 “AI 물결이 대항해시대와 1·2·3차 산업혁명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이 자리는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출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대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 국민이 국력을 모아 경쟁에 나서면 AI 선진국이 될 수 있다”며 “과학영재와 우수한 교수진이 집결한 KAIST가 선두 주자로서 우리나라 AI 개발을 촉진하는 ‘플래그십’(해군 함대의 기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ST AI대학원은 지난해 3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어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구글·IBM왓슨·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AI연구소 출신 전임교수 13명과 겸임교수 8명을 합쳐 교수진 21명을 확보했다. AI대학원 캠퍼스는 내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대전 KAIST 본원에서 서울 홍릉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2023년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 연구개발 혁신지구’에도 교육·연구 시설을 확충한다. 현대자동차·삼성·LG 등 기업들과 AI 관련 공동연구·산학협력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KAIST는 김 명예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김재철 AI대학원’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교수진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2030년까지 전임교원 수를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AI 분야의 주도권을 잡아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AI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김 명예회장의 소신”이라고 이번 기부 결정의 배경을 전했다.

신 총장은 “과학기술 발전과 AI 강국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정신을 몸소 실천한 김 명예회장에 경의를 표한다”며 “김 명예회장의 기부를 토대로 KAIST가 AI 인재 양성과 연구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KAIST는 1971년 개교 이후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았다. 장병규 전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지난 1월 KAIST 동문 중 최고 금액인 100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7월에는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했다. KAIST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부금 총액은 이번 김 명예회장의 기부를 포함해 1474억원에 달한다.

대전=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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