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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연천 청산면 야생 멧돼지 ASF 폭증…양돈도시 포천 비상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장탄리에서 이달 들어 야생 멧돼지 19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돼 폐사한 채 발견됐다. 이번 연천 지역 집단 발병은 한탄강 남쪽 지역에서의 첫 발생이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게다가 청산면과 맞닿은 포천시 지역은 경기 북부 최대 양돈 도시여서 양돈농장으로의 ASF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반경 1㎞ 내서 8일간 19마리 감염  

연천군 관계자는 “지난 4일 1마리를 시작으로 7일 1마리, 8일 5마리, 9일 3마리, 10일 5마리, 11일 3마리, 12일 1마리 등 4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 총 19마리의 야생 멧돼지가 ASF 감염으로 각각 폐사한 채 발견됐다”며 “발견된 지역은 반경 1㎞ 이내로 밀집돼 있다”고 16일 밝혔다.

야생 멧돼지. 환경부

야생 멧돼지. 환경부

이 관계자는 “발생지역은 모두 광역 울타리 내 지역”이라며 “연천군 청산면 지역은 위쪽으로 한탄강에 둘러싸인 지역이란 점을 볼 때 최근 ASF 감염 야생 멧돼지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청산면과 맞닿은 포천시 창수면 지역에서 ASF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천군 청산면 지역에서 포천시 지역으로 ASF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 포천시 방역 당국과 양돈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포천시에 따르면 포천 지역에서는 한탄강과 인접한 창수면, 영북면, 영중면, 신북면을 중심으로 179개 농가가 32만 마리 돼지를 키우고 있다. 이는 경기 북부 10개 시·군에서 키우는 돼지의 40%를 차지한다. 포천은 연천, 파주와 달리 양돈농가에서의 ASF 발생 지역이 아니어서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돼 돼지 사육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장탄리 위치도. 네이버 지도 캡처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장탄리 위치도. 네이버 지도 캡처

인접한 경기 북부 최대 양돈 도시 포천 ‘비상’  

포천 지역에서는 지난 10월 인접한 강원도 화천 양돈 농가에서 ASF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광역 울타리 밖에서까지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발견되고 있다.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발생 건수가 9월 1건, 10월 0건, 11월 1건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7건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8일과 11일 신북면과 창수면 등 광역 울타리 밖에서도 3건의 감염 개체가 발견됐다.

관계 당국은 ASF 확산 차단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는 광역 울타리 바깥에서 야생 멧돼지 ASF가 발생한 포천시 창수면과 신북면 등지에 추가 울타리 설치에 나섰다. 포천시 관계자는 “환경부는 지난 13일부터 포천시와 연천군의 경계와 추가 발생 지역 외곽 28㎞ 구간에 광역 울타리를 설치 중이며 오는 24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또 포천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 10일부터 창수면 3개 리 지역에서 야생 멧돼지 총기 포획을 허용했다.

연천·포천 사이 광역 울타리 추가 설치 나서  

포천시 관계자는 “그동안 포천시 창수면 지역에서는 광역 울타리 내에서만 야생 멧돼지 19마리가 ASF에 감염됐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연천군 청산면과 맞닿은 광역 울타리 바깥에서 1마리가 ASF에 감염된 점을 볼 때 연천에서 포천으로 ASF 바이러스가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국 포천시장(오른쪽)이 지난 7월18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둘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셋째)에게 포천시 야생 멧돼지 차단 광역울타리 설치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포천시

박윤국 포천시장(오른쪽)이 지난 7월18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둘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셋째)에게 포천시 야생 멧돼지 차단 광역울타리 설치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포천시

이와 관련, ASF로 1년 넘게 사육이 중단됐다가 최근 시작된 돼지 재입식에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ASF 발병으로 1년 이상 돼지를 키우지 못한 연천 지역에 지난달 24일부터 재입식이 시작돼 현재 14개 양돈 농가에 3000여 마리의 새끼돼지가 재입식됐다. 재입식 대상은 연천, 파주, 김포 3개 시·군의 207개 양돈 농가다.

“돼지 농가에 재입식 차질없이 추진”  

김성식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도는 강화한 방역기준을 적용해 재입식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경기 북부 양돈농가 243곳을 대상으로 3차 정밀검사로 바이러스 유입 여부 감시하고 현장 합동점검을 벌여 이상이 없는 농장부터 순차적으로 재입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9월 16일 파주를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연천, 김포 등 총 3개 지역 농가에서 9건의 ASF가 발생했다. 이에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207개 농가 34만7917마리의 돼지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야생 멧돼지 ASF는 지난해 10월 3일부터 연천 291건, 파주 98건, 포천 22건, 가평 6건 등 4개 시·군에서 모두 417건이 발생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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